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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한 반 친구로 만나 함께 시를 쓰는 특별활동을 하고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고, 고등학교 대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 정미경 정혜엘리사벳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한 친구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사랑하는 하나님 곁으로 갔습니다.
잔잔한 웃음과 말투가 나이들어서까지 한결같았던 친구는 1996년에 국제 가톨릭 형제회(AFI)에 들어가서 평상복을 입는 수녀로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1997년부터 전진상의원에서 어려운 환자들과 말기환자들의 주치의, 호스피스 의사로 봉사하며 지내왔습니다.
서로 바빠 아주 가끔 만나던 친구가 암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6년 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가끔씩 방문하였는데 잘 견뎌주고 있었고 상태가 괜찮으면 환자들도 봐주고 해써 안심을 했었습니다. 작년 가을 방문해서 이야기 나누고 기도하고 돌아온 이후에 이번 2월 출장 다녀와서 갈께 하는 메시지를 보냈었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와 가야지가야지 하다가 소식을 듣고는 참 황망했습니다.
장례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이 "함께 오래하지 못해 미안합니다."라고 하는데 많이 찔리고 많이 아팠습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그리 뜨문뜨문 보러갔었나...
친구들이 동료들이 함께 했던 예수회 가족들이 함께 하는 것을 보면서 큰 딸을 보내신 미경이 어머니는 일찍 가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을 보니 딸이 헛살지는 않은 것 같다고 하시며 딸과 마지막 함께 보내셨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마지막에는 눈은 잘 보지는 못했지만 핸드폰 문자 오는 소리를 민감하게 들으며 눈 앞에 보여달라고는 했다는 이야기에는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병상에 있는 동안 여러 곳에서 봉사상을 받고 다음 주에도 받기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대산 가셔서 수상하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갔는데 상이 무슨 소용이냐고 눈물짓는 친구 어머니 말씀이 참 안타까왔습니다.
'아름다운 의사! 정미경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장례식장 입구에 놓여 있는 의대 동문들의 조화의 국화들이 시리도록 하얗게 보였습니다.
함께 오래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잘가, 미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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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 | 제32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에 정미경 씨 | | 18년간 전진상의원서 말기환자·소외계층 돌봐 시상식 3월 21일 본지 창간49주년 기념식서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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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과 보령제약이 공동 제정한 제32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에 정미경 전진상의원 호스피스 담당의사(가정의학과 전문의· 사진)가 선정됐다. 정미경 담당의는 1996년 국제가톨릭형제회에 입회한 후 배현정 전진상의원 원장의 권유로 1997년부터 전진상의원에 상주하며 호스피스 담당의사로서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삶을 돌보면서, 300여명의 말기 환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왔다. 전진상의원에서는 빈민 가정 방문, 유치원과 공부방 운영, 재가노인 복지 활동, 가정 호스피스 활동,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운영 등을 통해 단순히 경제적인 어려움의 해결이나 질병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와 사회복지를 결합시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해 왔다. 18년동안 말기 환자들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온 정미경 담당의는 2년여 전 유방암 발병이후 수술을 받았으나 완쾌되지 못하고 이후 재발과 다른 전이과정을 현재까지 항암 투병중에 있다. 보령의료봉사상 본상에는 배동한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산부인과)·박관태 몽골국립의대 교수(이식혈관외과)·박영환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정성헌 광주 선한병원장·국군의무사령부·경기도 광주시 외국인의료봉사회 등이 선정됐다. 제32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은 오는 21일 신라호텔 2층 다이어스티홀에서 열리는 의협신문 창간 49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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