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행사

6월 청계산의 오후

평화 강명옥 2007. 6. 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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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주말 오후에 오랜만에 청계산 나들이를 갔었다. 대학 졸업 후 처음 사회에서 만난 회사 동기들 모임 82회(82년도에 입사했다고 간편하게 모임 이름을 82회라고 정했었다)에서 소집령이 내렸다.


20대에 만나 50대에 들어서고 넘을 때까지 자주 만날 때는 한달에 한번씩 꾸준히 만나왔고 지금은 봄가을 등산에 송년회까지 세 번 본다. 모임에 한두 번 빠지다 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기도 한다.


애기들 안고 나타나던 부부들이 이제는 아이들 다 커서 호젓한 모습들이다. 오랜만에 본 모습들이 다 건강하게 보여 서로 덕담들을 나누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옛골을 지나 청계산으로 올랐다.


느지막히 오후에 만난 터라 굳이 정상까지 갈 욕심도 없이 시간 되는대로 발길 닿는 대로 올라갔다가 하산을 하기로 했다. 가다가 중턱에 둘러앉아서 싸가지고 간 과일을 깎아 먹으며 학교 돌아가는 이야기,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 농담들을 하며 한참을 웃었다. 청계산은 그간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길이 말라 푸석했음에도 오후의 햇살을 받은 나뭇잎들은 눈이 부실만큼 푸르렀다.  


산에서 내려온 후 산 입구에서 해장국을 해서 거부가 되었다는 커다란 음식점에 들어갔더니 빈 자리가 없이 사람들로 꽉 찼다. 늦게 온 동기가 미리 가서 자리 잡아놓고 기다렸는데 눈총을 많이 받았다고 민망해 했다.

 

쇠고기는 피하면서 먹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찾아서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오리고기를 먹고 입가심으로 냉면들을 먹었다. 이제 어디가면 습관적으로 디카를 들이대는데 사람들이 많이 앉아 먹는 음식점 풍경을 찍으려 했더니 남편이 질색을 한다. 초상권 침해라고......


“가을에 만납시다.”


그렇게 청계산의 푸른 기억을 안고 6월의 하루가 저물었다.


God tells us to burden Him with what burdens us.

하나님은 우리가 짊어진 짐을 주님께 맡기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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