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피맛골과 청계천

평화 강명옥 2007. 10. 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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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특별히 약속이 없는 날의 점심 또는 저녁은 주로 피맛골 골목으로 진출한다. 워낙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내님 덕분이다. 피맛골 골목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생선 굽는 냄새로 구수하다. 고등어구이, 삼치구이, 갈치조림 등에 청국장이나 김치찌개를 곁들이면 그 이상 땅기는 것이 없을 정도이다.


오십여 년 서울에서 나고 살면서 그리고 학교 졸업 후 주로 광화문 언저리에서 일하면서도 피맛골에 대해 잘 몰랐었다. 요즘에서야 비로소 알아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피맛골 골목은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종로 4가까지 이어지고 길 건너 청계천 1가에서 4가까지 있어 말하자면 종로와 청계천 두 길에 두 골목길의 ‘피맛골’이 있는 셈인데 그렇게 좁은 골목길에 그렇게 많은 음식점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바로 옆의 종로와 청계천 대로와는 여러 면으로 대조가 되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완공된 종로1가의 주상복합오피스텔은 피맛골 골목을 살리기 위해 그 공간을 비워놓았고 <피맛골> 간판까지 제대로 달아놓았다.


피맛골의 유래는 ‘말을 피하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양반과 평민의 계급 구별이 뚜렷하던 조선시대에 양반들의 행차 때마다 엎드려 조아리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생겨났다고 한다. 말 한 마리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으로 도성을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서민들이 허름한 국밥집에 들러 배를 채우고 목이 칼칼할 때 막걸리를 들이키는 곳이었고 자연스럽게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아졌다. 당시 ‘목로집’이라 불리던 주점에서는 산적, 돼지고기, 생선 등을 담은 목판이 진열되어 있어 손님들이 들어올 때 미리 안주거리를 고르면 즉석에서 구워 대접했다고 한다. 지금은 현대적인 주점들이 많이 들어서고 막걸리와 고갈비(고등어구이)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종로구청 ‘종로의 명소’)


피맛골에서 밥을 먹고 길을 건너 청계천으로 내려가 산책을 하면 마무리가 된다. 드나들수록 매력적인 동네가 되어가고 있다. 피맛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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