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학 후 누군가의 소개로 연합써클 호라이즌에 들어갔었습니다.
여러 학교에서 모인 연합동아리 호라이즌(HORIZEN)은 영어 원래의 호라이즌(HORIZON)과 글자가 달랐는데 최초 동아리를 만들었던 7명의 이니셜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매주 한번 씩 망원동에 있던 동아리장소에 모여 당시 황석영, 이청준, 이문열 등등 여러 작가의 작품들에 토론하고 연말이면 각자가 쓴 시와 소설을 묶어 문집을 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은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걸었고 본인의 결혼식 그리고 세월이 지나 자녀의 결혼식 등 행사에서 만나고는 했습니다.
작년에 미국에서 오래 살던 친구가 남편의 안식년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매달 보자고 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한 친구가 매일 건강 회복을 위해 맨발 걷기를 하는 서초문화예술공원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만날 때 마다 눈이 오거나 비가 왔는데 이 날은 날씨가 좋았습니다.
공원 안의 정자에 김밤, 샐러드, 과일을 풀어놓고 커피를 마시면서 봄날의 소풍을 즐겼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다들 어딘가 아픈 곳들이 있어서 각자 가지고 있는 증상에 대처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꽤 되었습니다.
예전 동아리 시절의 에피소드, 각자 살아온 삶의 이야기, 현재 살아가는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46년째 이어오는 인연들은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편합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 친구가 매일 맨발 걷기를 하는 소나무 길을 함께 맨발 걷기를 하였습니다. 오랜 만에 걸어보는 맨발 길은 상당히 흙이 고와서 걷기가 편했습니다.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 솔방울은 누군가 그려놓은 하트 모양 안에 상당히 쌓여있었고 걸으며 주운 솔방울을 하트 안에 넣고 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맨발걷기 까지 한 어느 봄날의 화창한 하루가 행복하게 저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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