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커피세레머니와 말카(에티오피아 전통음식)

평화 강명옥 2007. 10. 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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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아르시 주의 보건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지역을 방문하였다. 우리나라의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해당하는 기관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에토사 보건지소를 방문하였는데 보건지소에는 간호사와 의료요원 2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보건지소의 규모는 매우 작아서 치료실 겸 접견실 한 개와 커튼을 친 숙소(세 사람의 숙소)가 있었는데 그 방에는 자잘한 그릇 등의 부엌살림이 함께 있었다.


외국 손님들이 왔다고 해서 커피 세레머니를 준비했다고 한다. 보건지소 건물 옆에 손님 접대용의 응접실이 따로 지어져 있었는데 나무와 진흙으로 기둥을 만들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이어서 시원한 건물이었다. 커피 세레머니는 커피를 불에 볶아서 갈아가지고 물에 타고 우유를 넣고 설탕을 넣은 것을 같이 나눠먹는 것이었는데 정말 맛이 있었다. 우유도 설탕도 물도 귀한 이 지역에서 커피 세레모니는 귀한 대접이었다. 커피 잔은 소주잔보다 약간 큰 정도의 도자기 잔이었고 커피가 진해서 그 양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커피 세레모니와 함께 전통적인 음식을 준비했다고 가져왔다. 구슬로 장식한 나무물병에 담긴 ‘말카’라는 보리와 버터로 만든 죽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먹어보니 죽보다는 찰떡 비슷한 맛이 났고 상당히 맛이 있었다. 먹기 전에 손 씻을 물을 가져와서 다들 손을 씻었으나 우리에게는 스푼이 제공되어서 스푼으로 떠먹었다. 에티오피아의 친절한 풍습은 손으로 음식을 떠서 먹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연신 우리 스푼을 가져다가 말카를 떠서 녹은 버터에 묻혀 주는데 얼마 먹지 않아서 배가 불렀다.


수줍은 표정의 여인이라기보다는 소녀에 가까운 에티오피아 처녀들은 마을 공무원, 유지들과 함께 온 외국 손님을 대접하느라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한 도자기에 들어 있는 말카는 보통 보기에 열 사람이 나눠먹어도 남을 정도로 찰지고 먹으니 든든하였다.


도회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귀한 음식과 커피를 맛보고 다음 방문지로 이동하였는데 그 잠깐 먹은 것으로 한 끼니 식사가 되었다. 넓은 초원위에 달랑 집이 몇 채 있는 곳에 역시 달랑 보건지소 하나 세워져 있는 곳에서 순박한 웃음으로 나눠주는 커피 세레머니는 두고두고 기억이 날 것 같았다. 뻥 뚫린 창으로 보이는 하늘에는 하얀 구름들이 여유롭게 떠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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