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할머니의 성경노트

평화 강명옥 2002. 3. 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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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여선교회에서 하는 사업중의 하나로 성경 쓰기가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연장된 것으로 신약성경을 매달 일정 분량 써오고 있었는데 다음 달에 마지막 요한계시록을 쓰면 마치게 된다. 대신 올 한해 성경 일독을 목표로 일정표를 나누어주었다.

그동안 익숙해진 벼락치기 공부처럼 이 성경 쓰기도 매번 마지막 순간에 손을 대게 된다. 이번 달도 여선교회 월례회가 있는 주일 전날 토요일 밤11시부터 쓰기 시작해서 아침 7시 반에 끝마쳤다.
밤새워 쓰는 동안 말씀 하나 하나가 새로웠다. 성경 쓰기는 성경 읽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다.

성경을 쓰면서 2년 전 남편의 고향에서 만났던 한 할머니와 그 할머니가 쓰셨다는 각양 각색 모양의 노트가 생각이 났다. 당시 남편의 선거 운동을 하느라고 시장통을 돌며 인사를 다니던 어느 날 저녁이었다. 허름한 젓갈 가게를 두드렸는데 인상이 순한 할머니가 나오시더니 가게에 딸린 살림방으로 안내를 하였다.

마침 저녁을 먹던 중이었다고 하며 같이 먹자고 권하였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같이 저녁을 하게 되었다. 굵은 멸치를 넣은 된장시금치 국과 열무김치 그리고 짭짤한 밑반찬이 한 두 가지...아주 맛있게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20년 전 경상도에서 살기가 어려워 어찌 어찌하다 보니 이렇게 정읍에 와서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젓갈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자식들 키운 이야기.

이야기 끝에 교회를 다니신다는 할머니는 두툼한 노트들을 꺼내어 보여주셨다. 장사를 마치고 저녁 늦게 몇 년 간이나 계속 성경을 써오셨다는 것이었다. 성경 말씀을 쓰는 것이 어려운 생활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노트를 펼쳐 여기 저기 보면서 많이 놀라고 감탄을 하였다. 칠십 대가 넘으신 분이었는데.....
내게 보여주시고는 자신의 가장 귀한 보물이라고 하시며 선반에 조심스럽게 다시 꽂아놓으시는 것이었다.

건강하시고 늘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히 받으시길 바란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세상적으로는 고달픈 생활이나 그 마음에 확실하게 계신 하나님으로 인해 평안과 은혜가 느껴지는 할머니의 삶이었다.

Winners never quit,

and quitters never win.
승리하는 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는 자는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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