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벌레 먹을뻔한 이야기

평화 강명옥 2015. 6. 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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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순대국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더운 날 저녁에 먹는 이열치열 뜨거운 순대국은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거의 다 먹고 마지막 숟가락을 뜨는데 

뭔가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별로 좋지 않은 시력이라 눈에 바짝 붙이고 들여다보니 

아무래도 무슨 벌레 같아서 함께 있던 남편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두 사람 다 눈이 좋지 않은 터라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벌레 맞는데' 하는 순간 '윽'하고는

그만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 순간에도 다 올라왔어야 할 먹은 음식이 그대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내가 어지간히 비윗장이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을 불러 보여주면서 "이거 바퀴벌레 아닌가요?" 했더니 답이 

"바퀴벌레 아닌데요." 하면서 잠시 서있다가 주방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뭘 어쩌자는건가 하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주인을 불렀습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뭘 어떻게 해요?"


황당한 답에 큰 소리가 났습니다. 


"아니 시내 한복판에서 음식점을 하면서 음식에서 이런 벌레가 나왔는데 

뭘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까?"

"그럼 어쩌라구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되는데요?"


몇번의 고성이 오간뒤에 나온 주인의 답은


"제가 뭘 어떻게 하겠어요. 설명을 드리면 

손님들이 더화를 내시는 바람에 더 이상 이야기를 안했구요

그래서 사과하고 바로 가서 음식값을 삭제했어요. 

어제도 이런 벌레가 반찬에서 나왔는데 저도 어쩔수가 없어요."


전날 남은 음식 재료들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서 밤새

벌레가 들어간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 답은


"매일 새로 사골을 끓이고 새 재료를 쓰는데 

날아들어가는 벌레는 어쩔수가 없어요.

저 벌레가 순대국과 함께 끓여진거라면 형체가 없을 거에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사정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납득이 갔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음식점을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메르스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몇 년에 한번

겪을까말까한 일을 겪고보니 그 하루가 다 엉망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서울 시내 한복판 음식점에서 음식에 저런 벌레가

 들어간다는 것이 듣고보니 자주 있는 모양인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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