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토종닭과 소낙비

평화 강명옥 2006. 9. 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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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바람쐬고 오다가 우연히 들어간 보리밥집이 있다.
고양시와 양주시 경계에 걸쳐 있고 아마도 그린벨트 지역이어서인가 가건물로 되어 있다.

 

그렇게 상냥하지 못한 부부가 놓아 먹여 기르는 토종닭을 잡아 주고 거친 시골김치를 반찬으로 내오는데 그 맛이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란 나무들과 작은 풀들이 어우러져 편안한 풍경이 좋았다.

 

처음 간 날 음식을 먹는 도중에 비가 오더니 우리가 일어설 무렵에는 아예 퍼붓는 모양새가 되었다. 
내어주는 우산을 쓰고 차에 오른 다음 주인의 말대로 우산을 입구에 던져주고 빗속을 달려 집으로 돌아갔다.

 

가끔 그 토종닭 생각이 나면 미리 전화를 해두고 찾아가고는 했는데 어쩐 일인지 갈 때는 멀쩡하던 하늘이 음식을 먹고 일어설 때면 폭우가 쏟아지고는 했다.
우리는 여전히 우산을 빌렸다가 그 우산을 던져준 다음 돌아오고는 했다.

 

지난 주말에도 함께 외출하였다가 그 집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먹고 있는 도중에 쏟아지는 비가 보통이 아니었다.

 

우리가 비를 몰고 다니는지 아니면 기가 막히게 비가 올 때쯤 그 집 토종닭 생각이 나는 지 모르겠다.
여전히 꾸벅 한 번 인사하고는 반가와 하는 건지 어쩐지 덤덤한 주인이 갖다주는 음식을 맛나게 먹고 나서는 이번에도 예전처럼 빗속을 달려 돌아왔다.

 

토종닭과 소낙비 사이에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지....

 

 


Because Jesus has risen from the dead, He has the last word in life and in death.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일어나셨기에 마지막 승리의 말씀을 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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