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환상

평화 강명옥 2002. 1. 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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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1992년부터 2년에 한번씩 해외선교를 다녀왔다. 1992년에는 필리핀 광산촌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의료진료 및 선교활동을 하였는데 4박 5일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치료하고 기도하고 돌아왔다. 1994년에는 태국의 농촌 지역을 돌았고 1996년에는 몽골에 가서 울란바타르와 근교를 방문하여 역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치료·선교활동을 하였다.

필리핀은 카톨릭국가였으나 토속신앙과 결합하여 독특한 면들이 많은 것 같았고 태국은 거의 모든 국민이 불교도여서 정말 많은 기도를 하였으며 몽골은 공산주의로 대부분의 국민이 무종교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교회에서는 활동 1년 전부터 활동에 필요한 언어교육, 문화교육, 선교교육을 준비하여 참가자들에게 시행을 하였고 참가자들도 계속 기도하는 가운데 준비를 하였었다.

태국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의 일이다. 나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다. '한국말로 선교해도 신앙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간단한 말로 어떻게 불교도들을 돌려놓을 수 있겠는가?'

태국에 도착해서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같이 기도하고 활동을 시작하곤 했는데 도착한 이틀 째 새벽이었다. 꿈속에서 낯선 태국 농촌의 학교 교실에서 진료활동을 하는 장면이 보였고 나는 책상을 놓고 의자에 앉아 바닥에 죽 앉아 있는 태국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 속에 왜 이들은 이리 초라해 보이는가 생각한 그 때 갑자기 천둥소리 같은 호통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들을 네게 거지로 보냈느냐?"


너무 큰 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 일어났다. 그리고는 곧 나의 잘못된 회의에 대해 회개의 기도를 올렸다. "죄송합니다. 하나님. 이들이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는 저희들의 능력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날 찾아간 농촌 학교에서 난 꿈속에서 본 그 장면 그대로의 모습으로 종일 그러나 겸손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날 밤은 어느 농가의 무릎이 딱 붙을 정도로 좁은 방에서 다 함께 통성 기도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 떠오른 환상. 넓은 꽃밭에 보라색, 노란색의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였고 하얀 긴 옷을 입은 분의 뒷모습이 나타났는데 손으로 그 꽃들을 훑으시면서 '내가 여기서 많이 거두리라'하는 음성이 들렸다. 그 때 교회 활동에 수고하고 있던 태국인 집사 부부가 소망하던 방언이 터지는 역사가 있었다.

다음날 귀국 길에 오르기 위해 방콕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돌아가며 이번 선교활동에 대한 소감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하나님께 호통을 들은 꿈 이야기와 통성 기도 시간에 보았던 환상을 이야기하였다.

이야기가 끝난 후 마지막으로 우리들을 계속 안내하였던 젊은 선교사부부 차례가 되었는데 선교사님은 자신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 태국에 왔던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하였다. 당초 다른 나라에 파견되기로 되었었는데 내가 보았던 환상과 비슷한 환상을 보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국가를 바꿨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막상 태국에 와서 선교활동을 하는 동안 많이 힘든 상태였는데 이번 교회의 선교활동을 통해 새로운 힘을 찾았고 나의 환상 간증을 듣는 동안 파송 당시의 하나님께서 주셨던 비젼이 생생히 떠올라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을 하였다는 소감을 피력하였었다.

그리고 9개월 후 나는 태국지소에 파견되었고 어느 날 쇼핑센터에서 식품을 고르는 중에 우리를 안내했던 그 선교사님과 마주쳤는데 방콕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근교에서 선교활동을 하시고 있고 사모님이 아기를 출산해서 아기용품을 사러 오셨다고 했다.

나는 아기 기저귀와 필요한 용품을 사서 축하 선물이라고 드리고 다음에 기회 되면 뵙자고 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거의 매일 야근하다시피 일에 묻혀 살다가 귀국 명령을 받고 부랴부랴 돌아오는 바람에 그 선교사님과 다시 만날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확신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셨던 환상과 비젼을 계속 이루어 나가며 선교사로서의 삶을 잘 해나가고 계시리라는 것을...

 


Eyes of faith see God at work in everything.

 믿음의 눈은 모든 일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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