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

필리핀 출장 (4) : 타가이타이 화산호수 타알호

평화 강명옥 2007. 11. 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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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64km에 화산 폭발로 생겨난 거대한 호수인 타알호(Taal)가 있고 호수 한 가운데 있는 화산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차로 두 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는 타가이타이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숙박업소들이 있었다. 그 중의 한 음식점에서 순두부찌개와 꽁치김치조림 등을 맛있게 먹었다.


필리핀 지방에서 한국 음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한국의 위상을 말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등 어느 곳을 가도 한국음식점이 있고 그 음식점은 현지에서 고급음식점에 들어간다. 음식값은 현지의 물가 수준과 관계없이 한국음식값과 비슷하다. 찌개류는 보통 5천원 내외이며 삼겹살, 불고기 등의 값도 한국과 비슷하다. 1인당 소득이 120불인 에티오피아에서 5000원짜리 김치찌개 값은 5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인 것이다.


점심을 먹고 비가 쏟아져서 호수와 화산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타알 비스타> 호텔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호텔 식당 안에서는 필리핀 전통 음악에 맞춰 민속춤이 공연되고 있어 한참을 보았다. 우리나라 물동이와 비슷한 그릇을 손에 들고 머리에 이고 춤을 추고 긴 대나무를 들고 나와 줄넘기 하듯이 돌아가며 뛰는 등 농경사회의 모습을 재현한 춤들이었다. 머리에 깃털장식을 하고 몸을 흔드는 동작은 지난번에 방문했던 에티오피아의 민속춤과 비슷하게 보였다. 나중에는 스페인 풍의 복장을 한 남녀들이 나와 춤을 추었는데 오랫동안 스페인 식민지였던 흔적인 듯 하였다.


어느 정도 비가 개어서 호숫가로 내려가 배를 타고 한 가운데 있는 섬으로 건너갔다. 섬에 도착하자 여러 사람들이 달려 나와 “장갑”“마스크”“먼지”“모자”“더워”“말냄새”를 외쳐대기 시작하였다. 화산이 내려다보이는 정상까지 걸어가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조랑말을 타고 올라가면 20분 남짓 걸린단다. 말 타고 가는 동안 먼지가 상당히 나고 더우니 모자 사고 장갑 사고 마스크를 사라는 것이었다.


1달러 하는 모자를 사서 머리에 쓰고 소년이 이끄는 말위에 올라타고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평지에서 타는 것과 경사진 곳을 오르는 것은 역시 차이가 있었고 되도록 천천히 올라가자고 하며 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호수와 숲의 전경을 감상하였다. 정상에 도착하니 한 소녀가 뛰어나오면서 음료수를 내밀며 “마부 음료수”를 외쳤다. 워낙 많은 한국 사람들이 방문하다보니 필요한 한국단어를 다 외우고들 있었다.


분화구는 그렇게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짙푸른 물색깔이 깊이를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푸른 하늘과 호수 가운데 다시 산 가운데 있는 화산호수의 모습은 주위의 풍광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정상에는 총을 든 군인이 의자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태평한 분위기였다. 코코넛 열매의 꼭지를 따고 그 안에 있는 과즙을 먹고 한참을 둘러보았다. 시간이 넉넉하면 말을 타고 분화구 밑까지 내려간다는데 우리에게 그럴 시간 여유가 없었다.


다시 말을 타고 내려오는데 소년이 말을 붙였다. “마부 팁 5달러 오케이?” 그 말을 받아서 하루 몇 번 산에 오르느냐? 하루 수입은 얼마나 되느냐? 고 질문을 하게 되었는데 하루 두 번 오르고 한 번에 50페소(천원)를 받아 수입이 100페소(2천원)라고 한다. 형제가 모두 여덟이라고 하는데 온 가족이 화산에서 말 태우기 관광업에 종사하는 것 같았다. 과연 이 소년이 이 지역을 벗어나 발전할 수 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현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배를 빌리게 되면 2000페소(4만원)를 받고 아는 경로를 통하면 600페소(1만2천원)을 받는다고 한다. 말의 경우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700페소(1만4천원)를 받고 아는 사람들에게는 100페소(2천원)을 받는다고 하니 가격이 고무줄 가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말을 타고 오르내리는 동안 다른 손님들을 태운 마부들은 만나면 바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들을 하였다. 필리핀 관광객 중 한국인이 70만 명으로 최고라는 것을 타알 화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차안에서 출장 내내 모자랐던 잠으로 인해 비몽사몽간에 꿈나라를 헤매며 마닐라로 돌아왔다. 마닐라와 근교에 있는 봉사단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봉사단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다양한 활동 이야기와 건의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동안 10시 반이 넘어버렸다. 평가 모임의 마감을 하면서 출장 마지막 날 밤이 깊어갔다.

(2007.09.0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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