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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부르기 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부르기 전에는
아무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닙니다.
어렴풋이 보이고 멀리에서 들려 옵니다.
어둠의 벼랑 앞에서
내 당신을 부르면
기척도 없이 다가서시며
“네가 거기 있었느냐”고
물으시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달빛처럼 내민 당신의 손은
왜 그렇게도 야위셨습니까.
못자국의 아픔이 아직도 남으셨나이까.
그 상처를 조금 만져볼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혹시 내 눈물 방울이
그 위에 떨어질지라도
용서하소서
아무 말씀도 하지 마옵소서
여태까지 무엇을 하다 너 혼자 거기에 있느냐고
더는 걱정하지 마옵소서
그냥 당신의 야윈 손을 잡고
내 몇 방울의 차가운 눈물을 뿌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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