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통일·북한

북한방문 (10) USB와 기억기

평화 강명옥 2008. 11. 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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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머무는 동안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상점에 들를 기회는 없었다.

대신 평양에서 머물렀던 <양각도호텔>, 냉면을 먹으러 갔던 <고려호텔> 그리고 묘향산을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향산호텔>에 있는 상점에 오며가며 들러 판매대에 있는 물건들을 둘러보았다.


물건들 중에 USB가 있는 것을 보고 들여다보고 웃었다.

USB 앞에 상품명이 <기억기>로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북한의 방침이 외래어는 모두 조선어로 바꾼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상품도 이름을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지고 재미있었다.

스킨-살결물, 로션-물크림, 귀지개-귀처치도구, 쉐이브스킨-면도살결물, 샴푸-머리물비누, 린스-영양물비누, 염색약-머리물감, 무스-머리고착제, 사이다-탄산단물, 라면-즉석국수...


그 중에 찔광이단물이 있어 점원에게 찔광이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정확히 어떤 식물을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산딸기 종류가 아닌가 하는 짐작만 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오랜 세월 나뉘어져 살아온 탓에 단어나 말이 다른 것이 꽤 눈에 띄었다.

가장 모르겠는 것이 ‘오징어’와 ‘낙지’였다.

음식 중에 ‘낙지볶음’이 있었는데 막상 나온 것은 ‘오징어볶음’이었고 이것이 화제에 올랐다.

언제부터 남측과 북측에서 오징어와 낙지가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병원 건축을 하면서 가장 큰 문제에 부딪혔던 것이 건축 자재 이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물건을 직접 눈앞에 두고 서로 무어라고 하는지 확인한 다음 그것을 하면서 일을 해왔다고 한다.


남북 국어학자들 간에 교류를 하면서 사전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오랜 시간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우리도 새롭게 쏟아지는 전문용어들을 익히기에 바쁜 세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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