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통일·북한

북한방문 (33) 미래에 평양출신 여성과학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을까?

평화 강명옥 2008. 11. 24. 12:38
반응형
SMALL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나 특강을 나가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때 가끔 하는 질문이 있다.


독일은 1991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이 된 후 20년도 안되어서 동독 출신의 화학 연구원을 총리로 뽑았다.

그리고 그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국제무대에서 분쟁 해결에 나서 독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한국과 독일은 세계에서 분단된 유이 국가들이었다.

그러면 나머지 한 곳 한반도에서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되었다고 하자.

그리고 한 20여년 세월이 흐르면 평양 출신의 여성 과학자가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뽑힐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학생들은 모두 웃고 나서 복잡한 표정들을 짓고는 하였다.

그것은 한국의 좁은 땅 안에서도 동서로 갈리고 남북으로 갈리고 학교로 갈리고 성씨로 갈려 발전적인 경쟁이 아닌 이전투구 현상이 비일비재한 현실을 떠올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조금 나아져서 중국의 조선족, 동남아 및 중동, 아프리카에서까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한국에 오기 시작한지 10년 남짓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그들을 무시하고 박해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가 있다.


이제는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결혼해서 자손을 낳고 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이 자라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역사회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북한에서 식량을 찾아, 자유를 찾아, 새 세상을 찾아 한국에 온 새터민들이 벌써 1만 명이 넘어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치열한 경쟁을 거친 이 땅 사람들도 살기가 버거운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북한 출신 새터민들이 적응해서 살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신문지상에서 뉴스에서 소식을 들을 때와 달리 내 아들이 내 딸이 새터민과 혹은 그 자녀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웃이 어디 지역 출신이든 어디 학교를 다녔든 나와 같은 사람이고 내가 소중한 만큼 이웃도 소중하다는 평범한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이다.


길지 않은 시간을 언제 가 볼 수 있을까 생각만 했던 북한에서 보내면서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였다.

부자 한국에 대해 빈자 북한은 복잡한 심정과 기대를 가지고 있기에 그렇게 사사건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는 않는 것인가?

자유가 넘치는 한국에 비해 모든 것을 제한하는 입장에서 모든 것을 일일이 따지고 계산하기에 그렇게 팍팍한 것이 아닌가?

국방비를 계산해도 시민들의 역량을 계산해도 국가의 능력을 계산해도 질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는 핵무기만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겉으로는 큰 소리를 땅땅 치면서도 어쩌다 오가는 한국 사람들의 자유로운 말과 행동과 비교하여 온갖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북한에서 오가며 만날 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약간 당황한 모습으로 “안녕하십네까?”라고 답을 하였던 분들의 얼굴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리고 아직 통일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벌써 ‘미래에 평양출신 여성과학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너무도 이른 질문이긴 하지만 그럴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가 포용성을 키워가는 것은 필요하며 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