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짤린 집사 일명 '짤집'

평화 강명옥 2009. 1. 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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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남편이 새로 제직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2부 예배 찬양대인 엘피스로 6년 만에 복귀하였다.


우리 교회에는 짤린 집사 일명 ‘짤집’들이 많다.

(여기서 ‘짤집’은 남편이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끔씩 스스로 소개했던 호칭이다)

한 달에 한 번 교회 일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제직회가 있는데 제직회에 몇 번 이상 빠지면 사정보지 않고 그냥 짤린다.

남편이 ‘짤집’이 된 이유는 공무로 한 달에도 반 이상을 출장 다니느라 제직회에 참석하지 못한 때문이었다.

당시 공무로 빠졌지만 짤린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목사님의 설교에까지 등장하였었다.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다 비슷한 입장이고 그런가 보다 하는 분위기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났다.

어떤 사람은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어떤 사람은 왜 내가 집사가 안되느냐고 따지기도 하였다.

어떤 해에는 서리집사로 임명받는 사람이 한두 명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짤집’들은 성가대에서 교회 각 부서에서 성실하게 봉사하고 있다.


워낙 원칙과 기준이 분명한 목사님의 목회 방침에 반기를 드는 성도는 없다.

성도들 입장을 먼저 고려하고 충분히 숙고한 다음에 결정이 내려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도들이 힘들게 벌어 헌금한 것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웬만한 교회 공사는 부목사님들과 함께 직접 망치와 삽을 들고 해결한다.


예배 때가 아니면 편한 옷차림으로 예뜰(교회 마당)의 이 곳 저곳을 돌보는 것이 목사님의 평소 모습이다.

날씨가 추워진 요즘 가끔은 예뜰에 놓인 난로에 장작을 지피고 고구마를 굽는 목사님을 볼 수가 있다.

목사님이 아니면 부목사님이 전담을 하다시피 하고 있다.


우리 교회에 새로 부임하는 부목사와 전도사들은 면접 때 작업복을 입고 장화를 신고 삽을 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도 좋다는 답을 하고 들어온 목회자들은 평소 몸에 익지 않은 일(?)을 하느라 고단한 경우가 많다.

이번에 교회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간 부목사님도 ‘일 잘하고 갑니다’라는 인사를 했다 한다.


의선교회가 인근에서 ‘제직되기 어려운 교회’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집사님’이라 부르면 가던 사람 대부분이 뒤를 돌아본다는 유머가 있다.

남산에서 돌을 던지면 집사 7~8명이 돌을 맞는다고.


‘짤집’에서 ‘집사’로 돌아온 남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좀 더 예배와 기도와 봉사에 가까워 질수 있는 기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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