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지역의료봉사활동 후기

평화 강명옥 2009. 6. 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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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6일 아침, 6시에 교회에서 출발하려면 적어도 4시 반에는 일어나야했다.

자명종을 맞춰놓았음에도 늦게 잠든 탓에 갑자기 놀라 깨보니 5시 35분이었다.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것은 날라 가도 도착할 수 없는 불가능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부목사님께 전화를 해서 사정을 알아보니 승용차로 따로 출발하는 영정사진 봉사팀과 같이 갈 수 있다고 하였다.

그 대답이 오는 10분이 얼마나 길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정신없이 집을 뛰쳐나와 택시를 타려는데 평소 그렇게 많아보이던 택시는 왜 그리 없던지...

 

간신히 잡은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말하니 기사님 말씀이 택시영업 이틀째라 지리를 잘 모르신다며 ‘네비’를 찍는 것이었다.

그렇게 ‘네비’를 따라가다가 엉뚱한 길을 들어서 빙 돌고 다시 제 길 찾아 가는 동안 이러다 못가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진팀을 만나 충청도로 달려달려 가서 도착하니 9시가 다 되었다.

선발대가 이미 자리 배치를 다 끝내고 본대도 모여 시작예배를 드리기 직전이었다.

공식적으로 진료와 봉사활동은 10시부터라고 공고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면사무소 마당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와 계셨다.

 

동네 면장님, 지역교회연합회 목사님들께서 인사들을 하시고 기도 후 바로 봉사활동에 돌입하였다.

전도팀은 약국 옆에 자리 잡고 약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음료수를 드리고 여러 대화를 하는 가운데 말씀을 전했다.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대화하고 기도하고 하는 가운데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면사무소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메기 매운탕으로 먹었다.

엄청 빠른 시간에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이 진행되었다.

 

하루 일정을 마친 후 각 부서에서 보고한 결과를 보니 진료받은 사람이 369명이었고 이미용봉사를 받은 사람이 116명이었다.

영정사진, 증명사진, 가족사진을 찍은 사람은 110명이었으며 전도팀이 만난 사람이 309명이었는데 그 중 바로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 55명이었다.

 

내가 만난 분은 모두 44명이었는데 제일 연로하신 분이 90세이고 제일 젊으신(?) 분이 67세였다.

대화를 나누어 보니 대부분 자녀들은 서울 등 객지에서 살고 혼자들 사신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지역교회의 역할은 대부분 어르신들인 지역주민들에 대한 봉사활동이 주 교회활동이라고 하였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지나갔다.

 

비록 얼굴에 주름은 많이 졌지만 눈이 맑고 표정이 밝은 분들이 많았다.

80 중반의 할머니가 부끄러워하시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10대 소녀의 모습이었다.

 

내가 대화중에 많이 한 말들이 여러개 있었다.

“어쩜 이렇게 정정하세요!”

“참 고우시네요!”

“정말 얼굴이 밝고 좋으시네요!”

그것은 아부성(?) 발언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들에게서 연약한 노년의 모습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비바람을 겪고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바위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분들의 현재 모습이 나의 미래 모습이기도 했기 때문에 더 많이 웃었고 더 힘있게 손을 잡고 기도를 하였다.

 

모든 일이 끝난 후 지역교회에서 준비한 저녁을 먹었다.

교회 마룻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놓고 먹었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가마솥에 끓인 올갱이된장국, 버섯탕수육, 밭에서 따온 상추와 고추, 싱싱한 김치, 오이무침...

모두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밥그릇을 비웠다.

 

저녁 먹고 밤길을 달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차 안에서 종일 만났던 어르신들의 꿈을 꾸었다.

일년 후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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