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50대 여인들의 송년모임 회고

평화 강명옥 2009. 12. 2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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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한 해부터 매달 한 번씩 빠지지 않고 해온 동창 모임이 있다.

처음 5명이 시작한 모임은 세월이 가면서 각자 가까운 친구들이 들어와서 19명이 되었다.

 

간혹 외국에 가 있기도 하고 지방에 가서 살기도 했지만 모임은 쉼 없이 해왔다.

27년째 그야말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만나오고 있다.

 

십수년을 간사 노릇하다가 외국가면서 친구들에게 넘긴 간사자리는 이름 순서대로 돌아가며 맡고 있다.

이제는 순서가 한 바퀴 돌아서 내 차례가 돌아와도 오랫동안 봉사한 것을 고려하여 면제해주고 있다.^^

 

이번에는 송년모임이기도 해서 평소보다 많은 15명이 모였다.

각자 테이블에서 이야기하다 돌아가며 지난 일 년 동안 살아온 내용에 대해 2분 스피치를 하자고 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구1

올해 목표는 ‘갱년기를 잘 넘기자’였는데 그런대로 무난히 잘 보냈다. 앞으로는 혼자할 수 있는 것을 잘 챙겨보려고 한다. 그리고 혼자보내기에는 성서를 필사하는 것이 참 좋다고 본다. 일년내내 했는데도 아직 멀었다.

 

친구2

아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뒷바라지한 보람을 느끼고 온 가족이 좋아한다. 그동안 정치하는 남편의 일에 대해 가능하면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말 내조를 잘하는 부인들을 봤다. 앞으로는 남편의 일에 신경을 쓰고 내조를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

 

친구3

올해는 참 많은 사람들이 갔다. 마이클 잭슨, 패트릭 스웨이지... 그리고 작년 올해 부모님들이 돌아가셨다. 정말 죽음에 대해서 가깝게 느끼고 생각해 보게 된다. 앞으로 친구들을 더 열심히 만나고 수필가로 등단한 만큼 글로 열심히 쓰려고 한다.

 

친구4

우리가 만나는 토요일마다 교회에서 맡은 사역이 있어서 잘 참석하지 못했다. 그 모임은 ‘성령수련회’로 아들이 암투병으로 힘들었을 때 우리가족을 위해 기도를 해준 모임이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모임에 참석했고 봉사하고 있다. 내년에도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되도록 참여를 해보도록 하겠다.

 

친구5

서울국제친선협회라는 NGO를 만들어 과테말라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학교와 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했다. 여러 가지로 힘도 많이 들었지만 보람을 느낀다. 이제 우리나라는 정말 외국에 대해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6

내가 나의 삶의 주인공이고자 노력했다. 여행도 했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으며 취미로 하고 있는 그림 전시회도 가졌다. 그리고 교회에서 나가는 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미용기술을 배워서 드디어 다음주 수요일에 시립양로원으로 봉사를 나가는데 많이 설렌다. 앞으로는 호스피스 교육도 받을까 한다.

 

친구7

한 해를 잘 보냈다. 친구와 함께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것이 정말 좋았다. 재즈피아노를 계속 배우고 있는데 진도가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고 있다.

 

친구8

올해가 그동안 해온 고교 교사 생활을 더 할 것인가를 시험해본 기간이었다. 결론은 계속하겠다고 결심했다. 그 이유는 첫째 남편이 점점 자상해지고 있고 바깥일을 줄이고 집에 빨리 들어오는 경향이 늘었다. 따라서 함께 있는 시간이 늘면 답답할 것 같다. 둘째 학교에서 그동안 7명의 교사들이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두 사람은 힘들다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관계가 예전 같지가 않았다. 평생을 함께 해온 동료들을 떠나는 것이 싫어서 남기로 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점점 예뻐지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근무를 더해서 30년 근속을 할 예정이다.

 

친구9

올해는 참 힘든 해였다. 아토피로 계속 몸이 괴로웠다. 그리고 병원 출입이 잦았던 시아버지 병간호를 쉼 없이 6개월간 했다.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

 

친구10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오전 행사를 서둘러 마치고 왔다. 오면서 동료에게 우리 모임 흉을 봤다. 50이 넘어서도 놀 줄도 모르는 친구들은 아마도 돌아가며 살아온 삶에 대한 스피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모임에 들어서보니 역시나 돌아가며 스피치를 하고 있어서 질렸다.^^그동안 미뤄두었던 여행을 떠나자.

 

나11

올초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성지순례를 다녀오고 당시 기도하는 가운데 예수님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것이 많이 남는다. 또한 대한적십자사에 들어와서 새로운 영역의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여러 가지로 뜻이 많다. 그동안 예산이 확보된 대기업, 공공기관, 정부부처 등에서 돈을 잘 쓰는 일을 해왔는데 적십자사에서 모금을 해보고 관련 업무를 하면서 NGO들의 상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앞으로는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보자.

 

이렇게 2009년 50대 여인들의 송년 모임은 12시 30분에 시작하여 오후 4시 반에 끝났다.

그리고 1월중 1박2일로 강화도로 여행을 가기로 날을 잡았다.^^

 

다들 열심히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친구들과 그 가정에 항상 축복이 함께 하기를 바라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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