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교회 주일점심 당번 - 김치썰기, 밥푸기 그리고 설거지 -

평화 강명옥 2010. 4. 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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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이 우리 소그룹이 교회 점심을 준비하는 주일이었다.

두 소그룹이 연합해서 준비하는데 늘 애쓰시는 권사님 두 분이 토요일 오후를 재료 구입과 준비로 수고하셨다.

토요일도 이런저런 이유로 행사가 많은 나는 늘 미안한 마음일 뿐이다.

 

드디어 주일 아침 서둘러 교회에 가서 1부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는 주방으로 직행해서 30kg 김치 썰기를 시작했다.

 

웬 김치 국물이 그렇게 튀는지 걸친 앞치마 여기저기가 붉은 물이 들었다.

그러다가 국의 부유물을 건져서 모아 놓은 그릇이 설거지하려고 바닥에 놓여있었는데 오가다가 발에 걸렸다.신고 있던 구두부터 양말까지 온통 쇠고기무국을 뒤집어쓴 꼴이 되었다.

보통 때 부엌을 사용하지 않는 티가 여기저기서 났다.

 

주방에서는 벌써 밥은 한창 익는 중이었고, 커다란 원형국통에는 연신 무가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 그룹이 준비한 메뉴는 “쇠고기무국”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시마를 삶은 물에 쇠고기는 미리 볶아서 넣었고 일체 다시다 종류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쇠고기와 무와 다시다, 두부 등이 어우러진 국의 맛을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조정을 했다.

 

밥과 국이 다 된 다음에 일차로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부목사님을 비롯한 전도사님들, 주차장 봉사 성도들, 주방 준비 소그룹원 등이 2부 예배가 끝나기 전에 미리 점심을 먹었다.

보통은 식당 자리가 모자라기 때문에 주방팀은 주방에 서서 먹을 때가 대부분이다.

 

먹는 중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여 밥 한술 먹고 국뜨다가 밥푸다가 하며 간신히 점심을 끝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주걱을 들고 재빠르게 밥을 푸기 시작했다.

"많이 아니면 적게 드릴까요?“를 연신 물어가며 밥의 양을 조절했다.

 

그렇게 한참을 서서 밥을 푸고 옆에서 국을 뜨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한 쪽에서 계속 설거지를 했다.

식당 외에 예뜰관에서도 배식을 하는데 양쪽의 배식이 다 끝나고 식기들과 주방집기들을 거두어들여 본격적으로 설거지가 시작되었다.

김치그릇, 수저뿐만 아니라 대형 국통, 밥통, 쟁반 등 점심 준비할 때 들어간 온갖 종류의 주방집기들이다.

 

남성들이 고무호스를 들고 설거지를 하고 한 쪽에서는 설거지 된 집기들을 정리하였다.

설거지 한 수저는 대형양푼에 담아 끓는 물에 소독을 하고 정리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행주를 삶아 널고 주일 점심 담당 일이 끝났다.

 

설거지 하면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부터 온갖 접시 정리까지 누구도 무엇을 하라 하는 사람 없어도 빈자리에 들어가 일을 했다.

 

보통은 밥과 국이 조금씩 남는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따로 밥과 국을 싸드린다.

그리고 매주 교회에 찾아와 밥과 국을 가져가는 가정이 있어 그 가정을 위해 따로 준비한다..

 

이런 차례가 보통 석 달에 한 번씩 돌아온다.

밥과 국, 그리고 김치가 전부인 교회 점심이 유난히 그렇게 맛있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의 정성과 봉사가 들어간 덕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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