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한 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되도록이면 운전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단 운전이 내키지 않고 주차에 자신이 없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움직일 기회가 많아진다는 이유에서이지요.
그럼에도 오늘은 약속 장소가 경기도에 있고 차 접근성이 불편한 곳이라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시간이면 되겠거니 했는데 올림픽도로와 고속도로가 어찌나 밀리던지 30분이나 지각하는 사건이 벌어져 다음에는 적어도 세 시간 전에 나서야겠다는 결심 아닌 결심을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기관을 잠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걸어가서 업무 이야기를 잠깐 한 다음 돌아와 차문을 여는데 차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열쇠를 꺼내는 방법을 물었고 비상열쇠로 여는데도 도저히 열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계속 전화 통화를 하며 이리저리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안되어서 마침 주차장으로 오는 택배청년에게도 부탁했는데도 해결이 안되었습니다. 그 옆에 지나가던 방문객 두 사람이 열쇠를 건네받고 여러 가지로 시도해보았는데 실패했습니다. 방문객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어서 죄송하다고(?)하며 보험회사로 연락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다시 해보자 하며 열쇠를 들고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하며 열려고 하는데 차바퀴 근처 프레임이 심하게 녹슬고 망가져있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차가 자세히 보니 웬 녹이 이렇게 슬고 부식되었는지 빨리 고쳐야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망가질 때까지 우리가 몰랐나? 하고 의문을 가진 순간 뭔가 번개같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차번호! 차 뒤로 가서 보니 엉뚱한 번호가 ㅠㅠ
그렇게 안 열리면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30여분을 차문 연다고 애를 썼으니...
뺑뺑 돌던 차 옆옆에 우리 차가 있었습니다. 차 문을 열고 출발하며 전화를 했지요.
“아무래도 치매 초기인가 보네요. 이제 해결되었어요.”
“그렇지, 뭔가 제대로 못해서 그랬던 거지요?”
“아니요, 엉뚱한 차 문을 열려고 했네요.”
“......”
너무 어이가 없었던지 전화기 너머로 답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차근차근 돌아보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할 때가 이미 한참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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