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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로수에는 단풍잎들이 많이 달려 있는데
유독 거의 모든 잎을 떨군 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무의 성정이 급했을까?
아니면 잎들이 여름을 푸르게 빛내고
가을을 단풍으로 화사하게 만들었던
소명을 다 했다고 일찍 판단했던걸까?
그 때 나무 꼭대기에 앉아 반갑게 느껴지는
소리를 내던 까치가 푸르르 날았습니다.
일찍 겨울 준비를 마친 나무가
긴 잠에 들어가며 내년 봄의 푸릇푸릇함을 꿈꾸는 동안
겨울의 삭풍과 눈을 잘 견디기 바라며
나무 옆을 지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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