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나는 종로로 족하다...

평화 강명옥 2002. 8. 29. 00:02
반응형
SMALL
한 달에 한번씩 양재역으로 간다. 친구들 만나러...
이것이 나에게 유일한 강남 나들이이다.

졸업 후에 20년이 넘게 한 달에 한번씩 모임을 가져오고 있다.
다섯 명으로 출발하여 지금은 스무 명이 넘는다.

졸업 초기에는 내가 제일 바쁜 사람이라고 하여 내 직장 주변에서 만나왔다.
종로, 광화문, 계동, 동숭동 그러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강남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 모임의 친구들 중 강북에 사는 친구는 목동에 사는 친구와 내가 유이 하다.
아이들 공부를 이유로 거의 대치동, 압구정동 및 주변으로 이사들을 했고
몇 명이 분당에 산다.

간혹 주간지에 강북과 강남에 대한 기사가 실릴 때가 있다.
문화가 다르다나 입는 옷때깔이 다르다나 하면서...
명동롯데에서 파는 옷과 잠실롯데에서 파는 옷 종류가 틀린가?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생활 자체가 강남북을 넘나들며 살게 되어 있는데 무엇으로 가른단 말인가?
좁디좁은 땅덩이를 남북 동서로 갈라 말들이 많더니만 이제는 서울까지 가르려고 한다.

북동쪽인 장위동에서 태어나 38년을 살다가 북서쪽인 홍은동으로 시집을 와서
6년째 사는 나는 주 놀이터가 종로, 광화문이었다.

대학 때 주로 친구들 만나는 장소가 종로였고, 직장도 오랜 기간 종로에 있어서
모든 생활이 종로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직장이 명동, 지금은 을지로이지만 여전히 약속은 쉽게 종로로 잡게 된다.

비록 강남의 시원시원하게 뚫린 도로들에 비하면 좁고 복작대지만 이 골목
저 골목 내가 드나든 기억이 있고 아쉽게도 없어진 종로 서적대신에 영풍, 교보 등의
대형서적이 언제가도 좋기 때문이다.

내가 애가 없어서인가... 강남에 대한 매력을 그다지 못 느낀다.
오히려 여유가 있다면 세종로 한복판에 살고 싶다.
어슬렁거리며 세종문화회관 공연도 보고 뒷골목의 작은 찻집에도 들어가고
서울시립미술관도 걸어서 가면 얼마나 좋은가!

나는 종로로 족하다...

God is the first link in our life's chain of events.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많은 문제를 푸는 첫 번째 분이시다.)

금매화


반응형
LIST

'이런저런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자에 대하여...  (0) 2002.09.03
'망할 놈'의 물과 행복  (0) 2002.08.29
강씨 고집  (0) 2002.08.25
힘빼기  (0) 2002.08.21
오늘은 쉬십시오.(예뻐서 퍼온 글입니다)  (0) 200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