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부부동반

평화 강명옥 2006. 3. 20. 11:54
반응형
SMALL
 

남편의 중고시절 친구들 부부모임이 있었다. 이번에는 지난 번 축가를 부른 결혼식 주인공들을 위해 친구들이 모임을 주최한 데 대한 답례 모임이었다.

 

남자들이야 10대 초반 소년 시절에 만나 40년이 넘도록 같이 나이 들어가는 가까운 사이들이라 모이면 곁에서 보기에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서로 허물이 없이 가깝다.

 

반면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나이도 제 각각이요, 서로 알게된 시기도 틀리니 사실 나도 결혼생활 10년 동안 같이 만난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이미 여러 번 만나 친숙한 얼굴도 있고 한 두 번 본 사이라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모임에서도 많이 웃다가 왔다. 여럿이 만난 자리에서 심각한 이야기가 오갈 것도 없고 하다보니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들이 거의 조크이고 각자가 상당한 경지의 유머감각들을 지녔는지라 계속 폭소가 터졌다.

 

남편 친구들은 지난 번 모임에서 새로 결혼한 신부에 대해 '새 친구'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환영을 했었다. 친구의 아내는 친구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웃고 농담하고 익살을 주고받으면서 그렇게 '새 친구'는 이번 모임에서 '친구'가 되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달려오는 친구들이고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는 친구들이다. 한동안 부부동반 모임이 뜸했었는데 석 달 전부터 매달 모이게 되는 것은 순전히 '새 친구'가 생긴 덕분이다.

 

남편의 한 친구가 웃으며 외쳤다. "이제 ㅇㅇㅇ에게서 벗어나고파...그런데 다음달에는 오리집에서 보자." 그동안 한식, 중국식, 일식 집 등으로 번갈아 가며 만났는데 벌써 다음달 메뉴까지 정해버리는 통에 또 웃음이 터졌다.

 

이제 머리도 세어지고 볼 때마다 주름살도 늘어나는 남편 친구들은 가만 옆에서 보아하니 모임 출석률이 더욱 좋아지는 것 같다. 더불어 우리 안식구들도 자주 얼굴을 보게 될 일이 늘어날 모양이다.

 

나이 차 없이 서로가 가족처럼 익숙해져 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사는 게지...

 

 

Prayerful thinking leads to purposeful thanking. 
기도하는 사색을 통하여 뜻 깊은 감사를 할 수 있다. 
 

반응형
LIST

'살아가노라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로거리와 파고다공원  (0) 2006.03.21
속박  (0) 2006.03.20
반세기 전 모습  (0) 2006.03.16
옛날 사진을 보며  (0) 2006.03.16
수의(壽衣) 말썽  (0) 200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