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속박

평화 강명옥 2006. 3. 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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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지갑이 두툼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가방 안 에는 장지갑 외에 명함지갑만 두 개를 별도로 들고 다니고도 별도로 그 두 개 분량의 지갑이 서랍에 또 있다.

 

습관처럼 가지고 다니다 왜 이것을 들고 다녀야 하는가 보니 온통 카드와 보너스적립 카드들이다.

 

주민등록증, 학생증,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4개, 현금카드 2개, 아파트 현관출입카드, 병원진료카드 8개, 백화점카드 2개, 인터넷뱅킹 보안카드 3개, 동네 슈퍼마켓 카드 2개,  미용실 카드 3개, 주유카드 4개, 캐쉬백카드 1개, 서점 카드 3개, 구민도서관 카드 1개, 은행신용카드 2개, 종로도서관이동문고카드 1개, 화장품숍 카드 2개,  몇 년 된 전화카드 3개, 일용품할인점카드 ....  

 

특히 자주 이용하는 슈퍼마켓, 주유소, 미용실, 서점, 화장품 관련해서는 언젠가 써먹을 요량으로 웬만하면 적립카드를 만든 곳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은근히 스트레스를 준다.

 

우유 하나를 사더라도 가까이 있는 슈퍼 마다하고 적립카드 만든 곳을 가게 되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다. 주유소는 그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정유사마다 카드를 만들었음에도 역시 집중해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이후로는 한 곳을 정해놓고 되도록 그 곳을 이용한다.

 

많은 적립카드를 만들어놓고 제대로 써먹는 경우는 서적카드와 주유카드 정도이고 나머지는 어느 세월에 한 번 써먹을까 말까한데 그런데도 버리지도 못하고 들고 다니고 쟁여놓고 있다. 그나마 더 이상 적립카드 만들지 말자 마음먹은 터라 빵집, 외식업체 등이 없기에 망정이지 들르는 곳마다 만들다가는 정말 끝이 없을 것 같다.

 

적립카드는 업자 입장에서 보면 참 괜찮은 마케팅 전략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 적립카드가 충성(?)스러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생각해봐도 적립카드 없는 곳을 이용한 뒤에는 뭔가 조금 손해 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끔 이용하는 것이 분명한데 적립카드를 만들지 않으면 그것은 더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 평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가지고 다니면서 구매를 할 때 적립카드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낭패감도 있다.

 

아주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웬만하면 이 적립카드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Christians can cope with their past because they have hope for the future. 
그리스도인들은 미래에 대한 소망 때문에 과거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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