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인가 우리 집 동네에 새로운 음식점이 생겼다.
동네에 있는 음식점은 거의 모두 섭렵한 터라 새로 생긴 간판은 금방 눈에
띈다.
그 새로 생긴 음식점에 더 많은 관심이 간 것은 '2900원짜리 왕냉면'을 판다는 것이고 더욱이 '사리는 무한정 공짜'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깥에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긴 행렬에 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혼자 저녁을 먹게된 날, 가서 드디어 먹어봤다.
항상 냉면을 먹고 나면 그 적당한 양(?)에 늘
느꼈던 아쉬움을 풀까 싶었다.
정말 큰그릇에 나온 냉면의 양은 보통 냉면집에서 주는 양의 두 배가 넉넉히 넘었다.
다 먹고 사리를 시켰는데 그 사리의 양도 대접상
주는 것이 아니라 한 배 반의 양이었다.
비빔냉면이 보통의 맵게 비빈 냉면이 아니라 국물이 적은 열무김치말이 냉면이어서 더욱 내 입맛에
맞았다.
그 후 어느 날 바깥에서 밥을 먹기로 한 날 저녁 남편에게 왕냉면을 권하였다.
"저 골목에 새로 냉면집이 생겼어요. 왕냉면이라고.."
"음... 그 집 냉면 무척 싸지?"
"어... 그렇긴
한데...맛있어요. 게다가 사리도 무한정 공짜야..."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남편의 꿰뚫어 보는 혜안(?)을 당할 수가 없다.
함께 가서 왕돈까스와 냉면을 시켜 잘 먹었다. 물론
사리까지 더해서.
"이 집 이렇게 많이 주고 이익이 날까?"
"이렇게 몰려드는 사람들로 봐서는 그렇겠지요?"
그러나 남편과 함께 가는 것은 그 날로 끝난 것 같다.
둘이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집을 선호하는 남편과 다시 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혼자 저녁을 먹게되는 날 가끔씩 간다.
오늘 장보러 간 김에 냉면 3인분 먹고 왔다. 단돈 2900원에.
Only Jesus can erase mankind's guilt.
오직 예수님만이 인간의 죄를 사하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