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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정도 들락날락 하던 감기몸살 기운이 드디어 감당하기 힘든 시점에 이르렀다.
"독하지 않은 감기약 좀 사오세요."
"뭘 좀 먹고 먹어야 하는데."
"인절미하고 우유 사오시구요."
조금 있다가 전화가 왔다.
"감기약 이름이 무엇이라고 했지?"
"판콜 하고 종합감기약이요."
"판콜이 물약이야?"
"맞아요."
"물약하고 알약을
같이 먹는게 아니라는데?"
"그럼 알약만 가져오시구요."
그렇게 인절미 몇 개와 우유를 먹고 나서 감기약 두 알을 먹고 꿈나라로 직행했다.
잠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온 후 다시 약을 먹고 꿈나라.
한 밤중에 깼는데 증세가 심상치 않다.
약을 먹기 위해 남겨두었던 인절미 몇 점을 먹고 약을 먹었다.
그런데 왜 이리 잠이 안오나...
이러다가 내일 종일 면접을 보아야 하는데 꼬빡 졸지나 않을까 모르겠다.
그나저나 어렸을 때 그리 달갑지 않던 인절미가 점점 맛나게 느껴지니 이제 입맛도 나이 든게야.
The only thing necessary for the triumph of evil is for good men to do
nothing. - Edmund Burke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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