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행복한 청계천

평화 강명옥 2006. 9. 1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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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끔 청계천에 간다.

남편 친구부부들과 저녁 약속을 하게 되면 으레히 청계천 부근으로 장소를 정하기 때문이다.
저녁 먹으며 담소를 나누다가 청계천으로 내려가 붐비는 사람들 속에 어울려 걷다 보면 이것이 평안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청계천에는 누구나 와도 어울린다.
아기도 할머니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떤 복장을 해도 어울린다.
그리고 어떤 피부 빛깔의 누가 와도 자연스럽다.

 

물가를 따라 둘씩 셋씩 앉아서 두러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 좋아 보인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 커플들의 모습도 마냥 귀엽다.

 

요즘 음식점도 잘못 들어가면 세대 차를 느껴 어색하다고들 한다.
청계천에는 언제 누가 와도 모두 잘 어울린다.

 

심어놓은 야생초들이 잘 자라서 이제는 사람 키를 넘는 것도 있다.
걷다가 발이 뜨거우면 슬쩍 물에 발을 담그는 운치도 있다.

 

같이 간 한 부인이 "그런데 너무 좁은 실개천이잖아요."라고 말을 건넨다.
"얼마나 좋아요. 빠져죽을 염려 없고..." 이 말에 포복절도(抱腹絶倒) 한다.

 

청계천은 사람들에게 서울의 중심을 돌려주었다.
몇 십 년 간 칙칙한 인상을 주던 청계천의 개념이 바뀌었다.

 

 

청계천으로 인해 가끔씩 주말이 행복해진다.

 

 

Treasures in heaven are laid up as treasures on earth are laid down.
세상의 보물을 포기할수록 하늘의 보물은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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