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꼭 12년간만 자라게 하신...

평화 강명옥 2002. 2. 1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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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연습시간이었다.
알토와 소프라노가 줄대로 앉았었는데 같은 줄에 반씩 나눠 앉는 것으로 인해 자리가 바뀌었다.
찬양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였는데...
그러다 보니 뒷줄에 앉는 사람들이 지휘자를 봐야 해서 키대로 앉게 되었다.
한 권사님이 웃으면서 "강권사님, 이권사님 맨 앞줄로 가야겠어요." 하신다.
그래서 드디어 맨 앞줄로 진출했다.
강단의 십자가에 더욱 가까워져 좋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시절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키대로 번호를 매기던 날의 에피소드.
제일 키 큰 사람이 1번 그리고 줄줄이 섰는데 문제는 아무도 끝에 안 서려고 하였다.
반에서 제일 작다는 이야기를 듣기가 싫었겠지.
보다가 늘 희생정신이 강한(?) 내가 자청해서 맨 뒤로 갔다.

내키는 등소평보다 조금 큰 키다.
어느 과학자가 지구에서 살기 가장 알맞은 키라고 발표한 것을 보았었다.

나의 건강기록부의 키 그래프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일자였다.
초등학교 시절은 키가 커서 친구들의 키가 보통 가슴 정도에 왔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 이후 자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진학했을 무렵에는 반에서 끝에서 서너 번째에 해당되었다.

어느 날, 반에서 제일 키가 큰 학습부장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이상해, 어떻게 너같이 작은 애한테 반 전체가 꼼짝 못하는지."
키로 아이들을 통솔하는 것은 아니었으니..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집으로 초등학교 친구가 찾아 왔다.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고.
초등학교 시절 아주 작았던 친구는 키가 부쩍 자라 큰 키의 여학생이 되어 있었다.
"나는 네가 지금쯤 아주 거인처럼 커있을 줄 알았어."
친구는 내가 어릴 적 키 그대로인 것이 너무 신기하다는 듯이 몇 번이고 이야기하였다.

키가 작다해서 별다른 생각을 한 적은 없다.
사는데 불편한 점도 없었고 컸으면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워낙 남자 같은 성격에다가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서였는지.

그런데 정말 갑자기 궁금해진다.
하나님은 왜 나를 꼭 12년간만 자라게 하셨을까?


What we call adversity, God calls opporutnity.
(우리는 역경이라 부르고 하나님은 기회라 하신다)

말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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