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김칫국 다이어트

평화 강명옥 2002. 3. 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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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후 남편의 체중이 계속 불어난 것에 대해 반가와 했던 적이 있다.
나의 음식솜씨가 좋아 그런 것이려니 생각해서...
그러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 다이어트를 시도하게 되었다.
시간 되는 대로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운동장을 같이 뛰면서 고기만 먹는 '황제다이어트'를 하였다.
한달 정도 지나니 3키로가 줄었다.
그러나 이런 저런 바쁜 일들이 생기고 하면서 다이어트는 지속되지 못하였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산다고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고 사는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결과 남편은 누가 봐도 너무(?) 풍채가 좋은 사람이 되었다.

작년에 했던 기도제목 중에 남편의 건강에 대해 스스로 절제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있었다.
올해 초 그 기도의 응답이 확실히 이루어졌다.

연말에 일이 많기도 했지만 유난히 피곤해 하는 남편에게 제안을 하였다.
나도 건강이 나빠져 있던 터라 같이 헬스클럽에 다니며 건강해지자고 하였다.
알아보니 남편 사무실에 지하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고 해서 같이 하는 계획은 무산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남편의 운동과 다이어트 시도는 이제 석 달째에 접어들고 있다.
남편은 매일 일과 후에 30분씩 뛰기를 계속하였고 음식 조절을 시도하였다.

한동안은 아침에 두유 한잔을 마시고 출근을 하였다.
그러다가 음식의 칼로리를 조사한 후 김칫국에 밥 한술 말아먹는 것으로 바꿨다.
다른 국에 비해 칼로리가 5분의 1에 불과해서 많이 먹어도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외식을 하게 되는 점심과 유난히도 많은 저녁만찬이었다.

운동을 시작하고도 처음 2주는 2-3키로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차츰 점심이나 저녁에도 밥을 반 정도로 줄이고 야채와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리고는 조금씩 체중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두 달이 막 지난 지금 총 8키로가 빠졌다.

사정없이 늘어나는 허리둘레를 감당하지 못해 계속 구멍을 뚫어야 했던 혁대 구멍을 거꾸로 뚫어야
할 지경이 되었다.
목이 끼어 사이즈를 늘여 사야했던 와이셔츠가 헐렁해진 것이 티가 난다.
얼굴도 갸름해지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것은 걸어다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몸이 가벼워져 편해졌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니 체력도 강해지는 기분이란다.
남편의 목표는 77키로까지 체중을 줄이는 것인데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한달 후에 가능할 것 같다.
무조건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겸해서 하는 것이므로 효과가 좋은 것 같다.

늦게 잠드는 버릇이 있는 남편은 출출하면 밥을 비벼 달라거나 라면을 끓여달라고 해서 먹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일체 없다.
그렇게 자주 먹던 각종 음료수도 마시는 법이 없이 커피 한 두 잔 아니면 차를 넣고 끓여 만든 물을 먹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 저녁에도 푹 익은 김장김치를 잘게 송송 썰고 마늘만 넣는 김칫국을 끓였다.

홀아비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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