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남편과 바이올린

평화 강명옥 2002. 3. 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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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년이면 50세가 된다.
그런 남편이 얼마 전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고 하였다.
하고 싶다면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그러라고 하였다.
그래서 지난 휴일에 바로 낙원악기상가에 가서 연습용 바이올린을 구입하였다.

남편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보컬그룹을 결성하여 장소를 빌려 공연까지 했던 전력이 있다.
기타리스트이자 싱어로 팝송을 좋아하고 어떤 종류의 노래이든 잘 부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피아노를 치며 부르기를 즐겨한다.
그동안 곡도 여러 곡 작곡을 해 놓은 것이 있는데 훗날 자신의 자작곡을 발표해 보고 싶단다.

바이올린을 사 가지고 온 날 저녁에 악보를 들여다보며 피아노를 치면서 음을 조율하더니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처음인데 레슨을 좀 받는 것이 어떠냐고 하였더니 자신은 독학파라 필요 없단다.
그리고는 두어 시간을 활을 당겨보고 악보를 들여다보고 기본음을 연습하였다.

다음날인 토요일 저녁에도 두어 시간 열심히 악보를 보더니 동요 몇 곡을 제대로 켰다.
그리고 다음 날, 주일이어서 찬양대 찬양 연습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 여섯시가 다되었다.
그 때부터 서너 시간 연습을 하더니 연습곡 집의 반 정도를 전부 해보는데 제대로 하는 것이었다.

"역시 자기다. 기타를 연주할 줄 알아서 빠른가 보다...
애고...아들이 있어 저렇게 무엇이든 척척할 줄 알면 오죽이나 좋을까..."
"아깝다. 우리 사이에 꼭 자식이 있어야 하는데...정말 괜찮은 녀석이 나왔을 텐데..."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우리 집에 아이들이 있어 피아노 연습에 바이올린 연습하는 줄 알겠는데..."
남편의 바이올린 독학의 결과인 연주를 들으며 말했던 나의 감상이다.

한동안 아니 앞으로 계속 남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살 것이 분명하다.
나의 삶에 행복의 가지 수가 하나 더 늘었다.

고추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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