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조상의 덕

평화 강명옥 2002. 3. 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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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 되면 누구누구가 조상의 덕을 입기 위해 산소를 이장했다는 기사를 읽을 수가 있다.
최첨단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에서 나오는
행위들이 아닐까 싶다.

지난 번 선거를 치르는 동안 이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중에 어느 날 사무실에 들렀더니 책상이며 가구의 배치가 바뀌었다.
뭔가 불편해서 바꿨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고는 '글쎄'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자칭 신통한 도사가 서울에서 내려와 충정 어린 충고를 하였단다.
당선이 되려면 방위를 잘 봐야되고 자신이 알려주는 대로 해야된다고 해서 그냥 무시하기도 찜찜해서
따랐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것을 질색하는 남편은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주위 사람들이 마음 편한 쪽으로 하라고 했다.
결과는 낙선.
그런 이야기들이 다 들어맞는다면 이 세상에 안될 일이 없을 것이다.

한동안 친정어머니가 역시 신통하다는 할머니로부터 조상들이 자꾸 후손들의 일을 방해하니 예방
비슷한 것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제사 때도 추도예배만 드리니 배가 고파 그런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그래서 어느 날, 날잡고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 말에 속지 마시라고.
진정 조상이라면 후손의 일에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왜 훼방을 놓겠느냐고.
그것은 조상이 아니라 있다고 하면 조상의 허울을 쓴 귀신일 뿐이라고.
무서워 할 필요도 없고 무시하셔도 큰 탈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날까지 하나님이 보호하시고 인도하신 것처럼 죽는 날까지 그럴 것이라고.
어머니는 납득을 하셨고 아주 홀가분한 표정으로 앞으로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듣고는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고 하셨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믿음이 없는 삶의 허무함과 끊임없는 불안감은 어찌할 수 없는 것 같다.
아직 교회를 떠나신 후로 신앙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한다.
믿는 축복을 주시기를...

 

 

 

A righteous heart is the fountain of beauty. 공의로운 마음은 아름다움의 원천이다.



금마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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