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넘어지지 마세요!

평화 강명옥 2008. 11. 8. 12:19
반응형
SMALL

옆 자리 차 배려한다고 기둥 옆에 바짝 차를 주차시키는 바람에 차 앞으로 빙 돌아 나오게 되었다.

내내 안 걸리는 전화한다고 핸드폰 들고 신경 쓰다가 그만 주차 턱에 두 발이 걸려 앞으로 넘어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없었는데 완전히 오체투지의 자세였다.

가슴, 배, 손, 발 할 것 없이 어찌나 아픈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고 한참을 끙끙거리며 있다가 간신히 일어났다.


그리고 난 후 온 몸이 아픈데 겉은 멀쩡하고 할 일은 많고 해서 병원도 못가고 하루가 지났다.

밤에 자기 전 통증이 심해질 것 같아 진통제를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여전히 뭐가 그리 바쁜지 ‘아이고 아파’ 소리를 연방하며 보내고 나니 다음날이 주일이었다.


첫 주일이라 예배 후 제직회가 있었고 끝나고 나오는 길에 의사 집사님에게 넘어졌다고 하니 뛰어나가 통증 의사인 집사님을 불렀다.


얼마 전부터 교회에서 주일마다 오후 1시부터 30분간 의사이신 분들이 돌아가며 아픈 성도들을 진료하고 있다.

진료실로 쓰이는 컨테이너 박스에 들어가서 하라는 대로 올라가지 않는 손을 들었다 내렸다 했다.

팔의 이두박근이 놀랐다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테이프를 길게 붙여주고 전신 통증이 있으니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나흘 치 약을 받았다.


그러면서 집사님 하시는 말씀.

“요즘 넘어지면 회복이 느려지고 있기 때문에 안 넘어지는것이 좋습니다. 넘어지지 마세요. 환자분들에게도 넘어지지 마시라고 합니다.”

“아...그렇지요. 넘어지지 말아야하는데...”

  

벌써 넘어지는 것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나 싶었다.

하긴 몇 달 전 친정어머니가 넘어지시는 바람에 두 달간 입원하시고 대수술 두 차례 하시는 것을 겪은 터다.


돌아오는 길에 진지한 얼굴로 넘어지지 말라고 이야기 하던 집사님 얼굴이 떠올랐다.


‘나도 넘어지고 싶지 않다우...’

그러면서 주중에 내내 환자들 보기에도 많이 지쳐있을 텐데 주일에 또 봉사를 하니 피곤해서 어쩌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넘어지지 말아야지.....’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