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통일·북한

북한방문 (31) 아버지의 고향

평화 강명옥 2008. 11. 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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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향은 개성이다.

아버지가 사셨다는 선죽교 다리 근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자손이 귀한 집이라 할머니께서 송악산에 기도해서 나은 아들이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고모들에게서 많이 들었다.  


조선시대의 그림과 족자 등 여러 가지 유물들을 상당히 가지고 계셨는데 피란 나올 때 항아리 안에 담아 뜰에 묻어두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마도 습기 때문에라도 삭지 않았을까? 라는 말씀을 가끔 하셨다.

 

남북 교류가 시작되면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을 때 장남인 동생이 부모님을 모시고 금강산에 다녀왔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산가족 찾기와 면회가 계속되는데도 신청을 하시지 않았다.

신청을 권유하였더니 이미 남으로 내려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새삼스럽다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도 돌아가시게 되면 화장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혹시 통일이 되어 북에 있는 가족들이 찾아올 때 산소가 없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씀이었다.

중간에 여러 번 우리가 적십자사에 이산가족 면회를 신청하겠다고 했으나 계속 거부하셨다.

모르긴 몰라도 공무원이었던 우리 입장이 혹시나 북에 친인척이 있는 것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까 염려하셨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개성 관광이 시작될 무렵 아버지는 고령으로 돌아가셨다.

조금 더 계셨더라면 개성으로 모시고 갈 수 있었을 텐데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휴전선과 관계없이 개성을 마음껏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아버지가 직접 지으셨다는 개성에 있는 집을 자유롭게 찾아갈 날이 올 것이다.


개성시 덕암동 1842번지 <보선정> 입구에서 왼쪽으로 두 번째 집.


아직 꿈에서도 그 집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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