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GIP 25주년 홈커밍데이를 마치고

평화 강명옥 2009. 10. 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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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교가 다 다르다.

또한 그에 따라 전공도 영문학, 국제경영학, 정치학으로 역시 다르다.

각 학교마다 재학했던 연한도 다 다르다.

그리고 각 대학에 대한 감회가 각각 다르다.

 

그 중에서 석사를 받은 GIP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고민과 책임감을 갖게 되는 곳이다.

GIP가 창립 25주년이 되어서 홈커밍데이를 보냈다.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여하였는데 준비하면서 지난 날을 새삼 돌아보았다.

 

홈커밍데이가 끝난 후 기자를 하고 있는 후배가 동문들에게 보낸 글을 읽으며 또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다.

내가 언제 제대로 GIP가 내게 베풀어준 사랑을 다시 후배들과 사회에 제대로 되돌려 갚을 수 있을까?

 

 

 

제목:25주년 홈커밍데이를 마치다...먹먹한 가슴

 

안녕하세요. 동문회 부총무를 맡고 있는 38기 아태지역학과 김수한입니다.

홈커밍데이 마치고 오늘 잘들 쉬셨죠.

동문님들과 재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참여하셔서 좋은 말씀 전해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열정적인 무대 등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준 재학생 후배들께 감사합니다.

 

어제 밤늦게 후배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1시 반쯤 gip 를 나섰습니다.

밤늦어 길이 안 막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밤 2시 반쯤 되었나요. 그때부터 잤습니다. 오늘 아침 10시 반쯤 일어났네요.

일어나니 홈커밍데이 다음날 기분이 늘 그렇듯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일기장을 집어들었다가 낮에 약속이 있어 내려놓고 급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왠지 먹먹한 가슴... 혹시 오늘 느끼신 분 계셨나요?

저는 결국 오늘 두 번 울고 말았습니다. 너무 센치해진걸까요...

한 번은 gip 5학기 후배 영준이가 생각나 울었고 또 한 번은 저녁에 영화 Fame 을 보다 울었습니다.

 

영준이? 이 글 보는 영준이가 깜짝 놀라겠네요. 영준이로 지칭했지만, 아마 졸업을 앞둔 5학기들 모두를 향한 마음인 거 같습니다.

어제 홈커밍데이를 마치고 장현 버스정류장까지 영준이를 태워줬습니다.(착한 선배죠? ㅋㅋ...본론은 그게 아니고)

가면서 차 안에서 나눈 대화가 오늘 자꾸 생각나더니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아마 5학기 시절 제가 생각나 그런 거 같습니다. 5학기때 저 나름 불쌍했거든요.

그렇습니다. 5학기때는 서서히 둥지를 떠나며 자립심도 키우고, 세상사 헤쳐나가면서 겪는 좌절... 등이 믹스되면서 꽤 아픈 기간을 겪게 됩니다.(물론 사회에 나서면서부터는 비단 이때만 아픈 시기가 아니겠죠. 아픔의 시작?...이라고나 할까요.)

 

영준이가 그러더군요.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큰 종이에 차근차근 다시 한 번 써보고 싶다."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제 차에서 내리며 (응원차?)같이 타고 내려왔던 후배들에게 "얘들아, 반갑게 맞이해줘서 고맙다."

그 말을 듣는데 그 순간 가슴이 울컥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정든 학교를 간간이 찾는 5학기들의 마음이. 재학생들이 반갑게 맞아주면 참 고맙죠...

그 기분... 그 정서를 이해해서일까요. 오늘 가만히 그 당시를 생각하는데 눈물이 마구 고이더군요.

영준... 그리고 5학기 모두 모두 파이팅~ 힘내자~

 

오늘 저녁엔 친구와 극장에서 영화 Fame을 봤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저 혼자 박수를 짝짝짝 쳤습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정말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관객들이 의외로 별로 없었는데 여전히 미국 문화가 얼마나 매력있고 앞서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감동적인 메시지도 담았구요.

영화는 뉴욕의 예술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fame을 얻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땀흘려 노력하는지를 영화는 보여줍니다. 오디션, 입학,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졸업식의 순으로 영화는 진행됩니다.

뜨거운 열정. 각고의 노력. 순수함의 숭고함. 사회로의 진출이 화면 속에 가득 담겨 나옵니다.

 

일단 fame을 얻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몰두하는 모습에 감동이 왔습니다. 도대체 fame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인정?

왜 얻으려 노력하는 것일까? ... 어떠한 댓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ame은 얻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성공자들이 누리는 결과일 뿐입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성공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렇게 뜨거울 수가 없었고,

그렇게 눈물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모두 성공자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졸업식 공연에 나온 대사가 제 마음을 휘어잡았습니다.

 

"성공은 돈, 부귀, 명성을 말하는게 아니다. 성공은 아침에 부푼 가슴을 안고 집을 나서는 것이다..."

 

저는 여기서 또 눈물이 터졌습니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부푼 가슴을 안고 집을 나서는 저를 위로해주는 말 같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성공이란 남들이 생각하는 객관적 지표 보다는 주관적 지표로 정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성공이란 다른 의미입니다. 그리고 주관적 지표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때 그 성공의 가치는 더 크게 빛나겠지요?

쉬워 보이지만 남들이 선뜻 내릴 수 없는 결정을 내리는 것도 일종의 성공입니다. 그 결정을 내리는 기반이 되는 가치가 뚜렷하다면요.

학원장님께서 6.25 당시 아군의 영역이 부산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일본으로 피난가느냐, 학교 재단을 인수하느냐를 두고 내리신 결정도 그래서 감동이 깊은 이야기인 거 같습니다.(이 이야기는 이날 2시 열린 심포지움 당시 장성철 선배님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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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홈커밍데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번에도 참 뜻깊은 기억이 많이 남은 홈커밍데이 행사였습니다. 홈커밍데이에서 느끼는 바는 선배님들이 평소에 잘 하지 않으시던 말씀을 홈커밍데이때 털어놓으신다는 겁니다. 기억나는대로 이번 홈커밍데이 이야기를 정리해볼까요.

 

 

2시부터 조영식 학원장님의 오토피아와 GIP 교육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열렸습니다. 정말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손재식 원장님께서 사회를 보시고, 박상식 원장님, 양성철 전 대사님, 이운하 선배님, 신상협 선배님, 홍덕화 선배님, 강명옥 선배님, 장성철 선배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간략히 정리해 봅니다.

 

#박상식 원장님: 학원장님와 오토피아 사상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양성철 대사님: 조영식 학원장님, 한표욱 대사님, 이한빈 대사님에 얽힌 추억을 얘기해주셨습니다. 한 대사님은 과거, 조영식 학원장님은 현재, 이한빈 대사님은 미래를 강조하셨답니다. 1950년대부터 문화세계의 창조, 동북아 중심시대를 말씀하신 학원장님의 선견지명. 하버드에서 공부하시고 다른 더 좋은 조건이 있었겠지만, 굳이 공직자로서의 길을 택하셨던 이한빈 대사님 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운하 선배님: GIP 1기로서 입학해 25년간 살아오시면서 GIP에서의 가르침이 얼마나 뜻깊었던가,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었던 가르침이었던가에 대해서 체험하신 내용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신상협 선배님: GIP를 졸업하고 GIP교수로 부임하셨습니다. 당시 교수님들로부터 조금 더 지나면 눈이 잘 안 보이고, 귀가 잘 안 들릴 거라는 얘기를 들으셨는데 요즘 눈이 침침하시다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GIP의 가르침의 의미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홍덕화 선배님: 조영식 학원장님께서 실제보다 조금 저평가되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GIP의 다양한 활용방안에 대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강명옥 선배님: 강명옥 선배님의 인생 행로에 있어서 GIP가 가져다 준 큰 의미. 그리고 동기인 11기들의 인생 행로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GIP 여학생의 대모로 활동해 오시던 카리스마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성철 선배님: 아주 새롭고 머리에 날카롭게 각인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장선배님이 결혼 후 학원장님게 인사를 갔는데 거기서 서 큰 어머님으로부터 "6.25 당시 부산으로 피난 와 (부산밖에 안 남아 있던 상황에) 전 재산을 걸고 일본으로 피난가느냐. 아니면 학교 재단을 인수하느냐를 두고 갈등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피난보다는 학교 인수를 택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전해주셨습니다. 전쟁 중 전 재산을 건 학교 인수... 경희학원의 감동적 드라마의 서막이 여기서 열립니다. 성공이란 건... 이런 것 같습니다. 상식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뜻을 세워 어렵지만 추구하는 것... 이것이 성공 아닐까요. 학원장님의 성공의 서막은 바로 피난이 아니라 인수라는 도전 중의 도전부터 시작됩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연이었습니다.

 

심포지움이 끝나고 평화의탑 점화식, 글로벌존 오픈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삼정서헌 뒤뜰에서의 야외 홈커밍데이 본행사가 이어집니다. 이날 본 행사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뜻깊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친히 25주년 축하를 위해 와 주신 봉선사의 월운 스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학원장님께서 평화복지대학원을 세우기 위해 평화복지대학원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봉선사로부터 갖은 설득을 통해 학교 부지를 구입하게 됩니다. 당시 학원장님과 협의를 가지셨던 월운 스님께서 직접 오셔서 옛날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당시 평화복지대학원 부지에 있던 중고등학교를 정리해야 될 시기도 왔었고, 마침 그때 호텔을 짓겠다, 학교를 짓겠다는 둥 갖은 요청이 있었는데 그 중 학원장님이 가장 격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그 쪽에 주기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참 그리고 GIP에서 동문회장단께 감사패 증정식이 있었고, 목련 어머님들께 감사패를 드리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학원장님의 동영상이 이어집니다. 분위기는 숙연해졌습니다. 저는 학원장님이 쓰러지시기 몇 달 전인 2005년 2월말엔가 경희대 본관에서 뵈었던 학원장님의 모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여든이 넘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으시고 또박또박 바른 걸음으로 본관으로 들어오시던 학원장님을 본관 2층에서 계단으로 내려오다 우연히 뵙게 되었었는데 그 순간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참 깔끔하고 정정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동영상 장면을 보시는 목련 어머님들은 눈시울을 붉히셨고, 참석자들의 몰입도는 더해갔습니다.

 

그리고 재학생들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재기발랄하고, 흥겹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공연들로 참 고맙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식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마치고 저녁 10시경부터는 삼정서헌 카페테리아에서 여느때와 같이 선배와 후배들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느때처럼 각자 돌아가면서 자신 소개와 함께 자기 생활, 자기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후배들의 질문시간도 있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이 여러 가지 질문에 선배님들이 참 진지하게 대답해 주시는 광경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질문들 1: 학교 인지도가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요? / 대답(장성철): 학교 인지도가 도움이 될지 아닐지를 생각하기 전에 본인이 자신에 대해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의 명성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자신이 학교 명성에 도움될 수 있을 만한 자신있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

 

#질문들 2: 학교 생활 중 집중해야 될 3가지는? /대답(강인철): 공부면 공부, 돈이면 돈 등 앞으로에 대해 키워드를 잡는게 가장 중요하다.(강인철)

 

#질문들 3: 유학을 잘 가려면? /대답(송백석):유학은 학위를 따는 것이 목적. 학위를 따려면 논문 패스를 해야 한다. 논문 패스하려면 박사 논문을 무엇으로 쓸 것인지를 명확히 하라. 나보다 2년 먼저 박사학위를 하러 온 사람이 내가 4년 반 만에 박사 학위를 마치고 온 뒤 지금 4년여가 지났는데 아직 박사학위를 못 따고 있다. 그런 사람 많다. 짧게 이 정도로 하고 더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나를 찾아 오라.

 

#질문들 4: 기존 이성친구가 있는데 학교 생활로 여러모로 걱정된다./대답(김수한): (음...여기서 좀 더 보충하면) 답이 없는 것 같다. 어느 것도 정답이 될 수 없는 거 같다. 본인이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입학 전 만나던 사람과 계속 잘 만나 가정을 이루는 사람도 많고, 학교에서 만나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도 많다. and vice versa.

 

이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제 기억력의 한계상 이 정도로 줄입니다. 기억이 나시는 분들은 댓글로 좀 더 살을 붙여주시면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겠네용~

 

P.S.)오경섭 선배님의 이야기도 새로운 구석이 많아 인용합니다: 세계레슬링협회 회장 등을 만나 봤다. 우리 GIP인들이 세계 스포츠외교계에도 진출해야 하지 않겠나. 필요하다면 우리 GIP인들이 국제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누구든 부정할 수 없는 테마를 잡아서 추진한다면 승산이 있다. 예를 들어 씨름의 세계화 등은 충분히 가능하다.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이다.

 

 

 

 

GIP 본관

 

 

항상 식사후에는 산책을 가던

이웃 봉선사 스님들도 초청손님으로 참석하였다.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

평화의 탑 

 

 

공식 행사가 끝난 후

기숙사 뒤뜰에서 만찬을 함께 하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들이 참석한

모든 세대 모임이었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신

목련어머님들께 감사패를 증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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