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내 옷과 지갑은 어디로 갔을까?

평화 강명옥 2010. 3. 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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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전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갔다가 옷을 잃어버렸다.

일 끝내고 평소 다니던 미용실에 갔더니 유난히 사람들이 많아서 들어갈까 잠깐 망설였다.

그러나 또 언제 시간 내랴 싶어 간 김에 커트를 하기로 했다.

 

양장 상의와 코트를 한꺼번에 벗어서 가방과 함께 맡겼다.

신문 보며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서 의자에 앉았고 언제나처럼 눈을 감자 깜빡 잠이 들었다.

 

끝나고 나서 옷과 가방을 찾는데 엉뚱한 옷과 가방을 내주어서 아니라고 찾아보라고 하는데 여기저기 옷장을 뒤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찾아서 내어 준 옷을 받아드니 달랑 코트 하나였다.

함께 있던 상의가 없다고 했더니 찾느라 소동이 벌어졌다.

 

옷 담당 아가씨는 처음부터 코트만 받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아마도 사무실에 걸어놓고 코트만 입고 온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사무실에서 나와서 들른 곳은 저녁을 먹은 음식점 한 곳뿐이라 점검 차원에서 되돌아가보았다.

그리고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야근하는 직원에게 내 자리를 살펴보라고 하기까지 했다.

입고 나온 옷이 있을 리 만무였다.

 

혹시 옷을 잘못 가져간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옷을 찾기는 애시당초 틀린 일 같다.

 

철 들 때부터 미용실을 다녔지만 이렇게 옷을 잃어버린 일은 처음이었다.

분명히 사무실 나올 때 상의 위에 코트를 옷을 입으면서 이제 코트 입는 것이 무겁구나하고 느꼈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황당하게 옷을 잃어버리고 뭔가 찜찜하던 날들이 지나고 며칠 전 두 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두 기관 다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저녁에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다가 잔돈 지폐가 있길래 지갑에 넣어야지 하고 가방을 뒤지는데 안보였다.

놀라서 가방 안에 있는 물건을 다 꺼내놓고 샅샅이 다시 뒤져도 지갑이 나오지 않았다.

 

지갑 안에는 운전면허증과 카드, 그리고 장기기증카드가 들어 있었다.

할 수 없이 카드사에 전화해서 분실신고를 하였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택시 안에서 택시비를 지불하느라 지갑을 꺼낸 기억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택시비 지불하고는 가방 안에 넣었을텐데 가방 안에 넣은 기억이 선명하지가 않았다.

 

운전면허증 재발급 받으려고 해도 별도로 시간을 내야하고, 장기기증카드도 다시 신청해야하고....

지갑은 20년이 넘도록 들고 다닌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워낙 우산은 잘 잃어버리고 시계는 아침마다 사방으로 찾아야 했다.

그래서 외출 시에는 가방 한 개만 들고 다니는데 그 가방 안의 지갑을 잃어버렸으니...

 

그나저나 내 옷과 지갑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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