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눈오는 날 암수술한 친구 병문안을 다녀오면서

평화 강명옥 2010. 2. 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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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와서 좋으면서도 혹시 미끄러지지 않을까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러운 날, 친구 병문안을 다녀왔다.

친구는 수년전 한 번 암수술을 한 적이 있고 이번에 다른 곳에 암이 생겨서 또 수술을 했다.

 

친구는 본인이 의사이다.

환자들을 돌보느라 너무 바빠서 건강검진을 1년 반 못했는데 그새 암이 퍼졌다고 한다.

수술 전 몇 개월을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앞으로도 항암치료는 계속해야 한다고 한다.

 

병실에서 말짱한 얼굴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친구의 얼굴을 한참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15살에 만난 친구는 그 때부터 세상 달관한 듯이 항상 조용하고 온화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감정의 기복이 변화무쌍한 사춘기 시절에도 화를 낸다거나 짜증을 낸다거나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성실하고 항상 온화하고 항상 똑 같았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위해 아픈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며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겪고 사는 세상 재미를 잘 모르고 일과 책임으로 사는 삶이다.

 

청년기와 중년기를 지나면서는 각자 삶의 자리에서 바삐 지내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도 예전 소녀시절 교복입고 학교 다니던 때 마음이 그대로다.

 

함께 병문안을 간 다른 친구는 친구가 아픈 것을 알고는 그동안 게을리 했던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병원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계속 내게 경고를 했다.

 

일을 줄여라,

네 건강을 먼저 생각해라,

아무래도 즐거운 놀이를 찾아서 자주 불러내야겠다,

건강이 최고다,

아프면 재물이 무슨 소용이고 명예가 무슨 소용이냐.

지금 알로에농장을 하는 친구로부터 알로에즙을 받아서 복용하고 있는데 주문해주랴.....

 

알았다. 노력해보겠다는 답을 하고서야 친구의 잔소리가 그쳤다.^^

 

서둘러 나와야 했기에 다시 병실에 가서 친구의 손을 잡고 기도를 하였다.

기도하는데 자꾸 목소리가 잠겨서 짧은 기도임에도 시간이 걸렸다.

다른 친구는 병실에 더 남아서 친구와 이야기하고 가겠다고 남았다.

 

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병원을 나서는데 마음이 짠해지며 눈시울이 뜨뜻해졌다..

친구는 회복을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대로 이제까지 그랬듯이 자신의 삶과 시간 모두를 사람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는데 사용할 것이다.

그 삶에 항상 충만한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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