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천안함 수병들의 늦은 귀환 (의선교회 이명동목사)

평화 강명옥 2010. 4. 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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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수병들의 늦은 귀환

 글쓴이 : 이명동

기다리면 온다기에 기다렸습니다 

한데,

왜 하얀 제복이 아닌 하얀 태극기를 입고 돌아오는 것입니까?

늦은 귀환을 보는 가족의 얼굴은 태극기보다 하얗습니다

그대들이 차디찬 물속에 있는 날부터

부모님과 아내들은 이미 땅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왜,

그대들은 푸른 꿈을 바다에 묻고 돌아온 것입니까?

‘젊은 바다 사랑하여 여기 모였다’ 

‘거친 파도 몰려와 우릴 덮쳐도’

힘차게 천안함가 부르던 사람들이 

무엇이 그대들을 덮쳤기에 이렇게 군가를 빨리 끝내는 것입니까?

당신들이 노래하던 바다를 지키기 위해

꼭 그렇게 일찍 젊은 피를 바쳐야했습니까?

그것이 필요라면 너무 잔인한 필요 아닙니까? 

사랑하는 친구와 문자도 끝내지 않고

어렵사리 작은 집 마련해놓고 결혼식 기다리는 그녀를 두고

왜 그렇게 차가운 침묵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형제요 아들 같은 그대들의 침묵에 너무 목이 마릅니다

하지만 그대들이 너무 늦게 귀환했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니, 못하겠습니다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그대들의 늦은 귀환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들 가족의 아픔을 느끼는데도 이리 늦으면서 말입니다     

이제는,

늦지 않은 마음으로 그대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늦지 않은 마음으로 그대들의 영면(永眠)을 기원합니다



2010. 4. 15일 늦은 오후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로 실종된 수병들이 주검으로 돌아와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출처 : 의선교회 홈페이지  http://www.eus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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