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30대 체중으로 돌아와서

평화 강명옥 2022. 10. 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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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아침에 일어나서 빼지 않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결혼 후 집밥(?) 덕분에 급격히 체중이 불어나는 남편 걱정에 처음 산 체중계가 벌써 몇 개 째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최근에 구입한 체중계는 체중에 더하여 체지방, 체수분, 근육량, 골량까지 측정이 됩니다. 한 동안 남편의 체중 등을 기록하던 습관이 남아서 이제는 매일 핸드폰 건강 앱에 기록을 하고 있는데 그 변화를 보면 생활이 보이기도 합니다.   

인생 전반을 돌이켜 보면 처음 10년 간만 키가 자라고 그 이후로는 체중만 늘어왔는데 먹는 것, 먹는 양 가리지 않고 살아온 것이 복이었다 생각이 듭니다. 옆에서들 다이어트 하느라 고생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도, 심지어 남편 체중 줄이느라 함께 운동장을 돌았어도 다이어트는 항상 내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인생 얼마나 산다고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사나...' 라고 이야기한 것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에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일하느라 야근하느라 보낸 세월에 한없이 늘어나던 체중이 요 몇 년 간 운동하는 남편 따라 다니느라 함께 운동하고 먹거리 고민하며 먹다 보니 어느새  10키로 이상 줄어 30대 시절의 체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평생 신념이 무너져서 이것 저것 절제하며 지냅니다. 몇 번 입지 않고 두었던 옷들이 아까워 계속 들고 다니다가 정리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이렇게 빠질줄 알았으면 그냥 두었을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건강검진 하면 경계선에 있던 수치들이 체중이 줄면서 정상이 되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재기만 했던 체중의 오르내림에 신경을 쓰고 지냅니다. 며칠 모임하며 외식하거나 간식이 늘거나 하면 바로 2~3키로 오르내리기 때문입니다. 뭔 체중이 고무줄이냐 싶은데  어찌하였건 체중은 먹는 대로 운동하는 대로 정직하게 나타납니다.

나이 따라 변하는 식성에 충실하게 젊어서는 안 먹던 야식을 종류대로 먹어서 남편을 놀라게도 했었는데 30대 체중으로 돌아온 지금은 오히려 그 좋아하던 빵도 줄이고 과일도 줄이고 국수도 줄이고 고구마도 줄이고 과자도 줄이고 끼니에 집중하고 지냅니다.  밤에 비빔국수가 생각 나다가도 잘 참을 수 있고 길 가다가도 눈에 들어오는 음식을 지나칠 수 있는 경지까지는 왔습니다.

건강하게 평안하게 함께 잘 삽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인생 얼마나 산다고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사나...'라고 말했던 것이 민망한 요즘 입이 참으로 많이 심심합니다.

#건강 #건강관리 #체중 #체중계 #인생 #인생 #야식 #건강검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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