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월드컵 개막일 밤의 소동

평화 강명옥 2002. 6. 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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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맡고 있는 국제협력담당관실의 업무 중에 국외출장 업무가 있다.
인권위 전체 대부분의 국외출장 업무를 추진하고 진행하는 일로서 이번에 선진국 국가인권위원회들을
방문하는 일정이 있다.

기본 업무 중에 인권위를 소개하는 브로셔를 영문으로 만드는 일이 있는데 출장 일자에 맞춰 제작을
하게 되었다.

출장 출발일이 주일인데 오랜 시간 논란과 검토 끝에 수요일에 인쇄 작업에 들어갔고 금요일 오후에
브로셔를 받았다.

큰 일 하나 잘 끝냈다고 생각하고 마침 영화동호회에서 인권영화를 보러간다고 하여 같이 합류를 하였다.
동호회원들은 영화관에 가는 동안 거리의 전광판 월드컵 전광판의 숫자가 0이 되었다며 이렇게 월드컵
개막일에 영화를 보는 것도 인상적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뒤풀이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로 하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같이 갔던 직원이 갑자기 옆으로 오더니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브로셔 내용 중 크게 잘 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놀라서 밖으로 나와 전화를 해보니 브로셔를 다시 찍어야 되는 상황이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만들어온 브로셔를 보니 아뿔싸!
조직도의 일부가 잘못 배치되었고 도표 상에 실수가 있었다.
이미 귀가한 담당 직원에게 연락을 해서 오늘 밤 수정 작업을 해서 내일 토요일 오후까지 다시
제작이 가능한지를 타진해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밤 10시에 담당직원과 함께 기획사로 가서 브로셔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구를 짚어가며 확인작업을 하였다.
그렇게 일을 끝내고 나온 시간이 11시가 한참 넘었고 집에 들어간 시간이 12시가 가까웠다.

늦은 밤 사무실에서 기획사까지 오고가는 동안 땀을 무척 흘리고 오는 비를 맞아서 후줄근한 모습으로
귀가했지만 출장자들이 출발하기 전에 브로셔가 나오게 된 것으로도 얼마나 감사했던지..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조금 더 늦게 알았더라면 어쨌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렇게 역사적인 월드컵 개막일 밤의 소동은 막을 내렸다.

Make sure that nobody pays back wrong for wrong, but always try to be kind to each other and to
everyone else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오직 피차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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