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면전진정 : W교도소를 다녀와서...

평화 강명옥 2002. 6. 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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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어떤 형태의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할 수가 있다.

인권위는 그 진정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며 진정 대상기관(주로 국가기관)에 침해 또는 차별 행위의
시정 및 법. 제도. 정책 등을 바꾸도록 권고할 수가 있다.

진정은 전화, 팩스, 이메일, 방문상담 등 어느 방법이든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교도소 등의 구금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진정을 하기가 어렵게 때문에 요청이 있을
경우 인권위 조사관들이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진정을 접수하고 있고 이를 면전진정이라 한다.

어제 그 면전진정을 위해 지방의 W교도소를 다녀왔다.
교도소에 도착해 안내를 받고 면담 전에 진정을 원하는 수인들의 인적사항에 대한 서류를 받았다.
서류를 보는 순간 가슴이 섬뜩하였다.
장기수들로 그 죄명이 흉악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교도관들에게 현황을 들은 후 접견실에서 차례로 진정인들을 만났다.
개인별로 한 시간이 넘는 진정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교도소 생활이 어떤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들이 쓰는 독특한 용어도 이해하게 되었다.

작은 응접용 탁자를 가운데 두고 50센티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데 천하의 흉악범이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그들은 기왕 자신들이 당한 부당한 대우는 참을 수 있으나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가해질 것을 막기
위해 진정했다는 나름대로의 정의로움에 대해 강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억울함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진정을 들으면서 그리고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소가 어디이든 누구이든 간에 기본인권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
이 나라에서 교도소까지 가서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하는 일을 따지기 이전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정말 더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날이었다.


Be joyful always.
(항상 기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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