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도복을 입고 죽도를 잡고 그리고...

평화 강명옥 2002. 6. 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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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결성이 끝났는데 문제가 터졌다.
사무실 천정이 낮아서 검도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사람 키에 1미터 20센티미터의 죽도길이를 더한 높이가 필요한데 어림도 없는 것이다.
이런, 검도는 물 건너갔구나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던 중 번개같이 머리에 떠오른 생각.
남편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청사 체력단련실에서 검도동호회가 수련을 하는데 몇 명 안 된다는 이야기가..
그렇다면 우리가 합류를 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행자부 관련부서에 전화를 해서 동호회 회장의 연락처를 받았다.
우리 동호회원이 10명이며 사무실 여건상 하기 어려워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대환영이었다.
일반인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고 평소 검도를 해보고 싶었다는 후배와 딸도 합류하였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검도.
첫날 도복 입는 법부터 시작해서 죽도 잡는 법, 걷는 법, 죽도를 휘두르는 법을 배웠다.
도복을 입고 나니 뭔가 뿌듯한 것이 다들 사범같이 보였다.

앞으로는 퇴근 후에 바로 가서 검도 시작 전에 준비운동으로 달리기와 헬스를 하려고 한다.
남편은 보통 6시면 체력 단련실에 내려와 30분 달리기를 한 다음 다시 사무실에 올라가 야근을 한다.
남편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면 같이 달리기를 할 예정이다.

함께 헬스장에 다니기로 했다가 남편이 청사 체력단련실에서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던 약속이 불과 6개월 만에 불가사의하게(?) 이루어졌다.

누가 알았으랴.
내가 불과 몇 달 사이에 공무원이 되어 남편과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달리기를 하게 될 줄을...

남편과 함께 운동하고 싶다고 했던 나의 소망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 마음속의 생각까지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God loves us not because of who we are, but because of who He is.
(하나님은 우리들의 인격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인격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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