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이러다가 월드컵 우승하면 어쩌나...

평화 강명옥 2002. 6. 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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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쉰 ‘대한민국’ 구호와 ‘아리랑’ 때문에 그리고 울려대는 경적 때문에 그리고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한 TV의 멋진 장면들 때문에 잠을 못 잤다.
지금도 귀에서 그 모든 소리들이 한꺼번에 들리는 것 같다.

어제 사무실에서 전 직원들에게 응원 티셔츠를 나누어 주었다.
우리 측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꼭꼭 빨간 티셔츠를 챙겨 입었지만 ‘Be the Reds'셔츠는 정식
응원복이라 받는 즉시 바로 갈아입었다.

창밖 시청광장에는 아침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거리응원단들로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오후부터는
구호, 노래, 함성 소리로 인해 전혀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보면 볼수록 장관이었다.

퇴근 후 일부 직원들이 남았고 사무실 옆 휴게실에 모여 경기를 보다가 바깥 함성이 크게 들리면
바깥을 내다보다가 하면서 보냈다.
조마조마한 시간이 흐르고 동점골이 터진 전반전이 끝난 후 집으로 출발했다.

거리는 텅텅 비었고 그야말로 차는 쌩쌩 달렸다.
정말 무서운 응집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이번에도 해외출장 중이라 집에서 홀로 후반전과 연장전을 관전했다.
모든 것이 끝나고 TV에서 이곳저곳 거리 응원단의 모습을 보여줄 때 왜 눈물이 고였는지...
다들 어렵다고, 가능성이 적다고 한 것을 이루어낸 것이어서일까?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서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 염원과 정성 때문이었을까?

‘할 일 많은 이 나라’에 태어난 사람들이 늘 이렇게 신이 나서 무엇이든 잘 하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동안 얼마나 고단하게들 살아왔는가?

이러다가 우승을 하면 어떤 모습들일까?
기대가 된다.


What we say reveals who we are.
(우리가 하는 말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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