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열애 후일담(1)

평화 강명옥 2002. 8. 21.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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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결혼을 결정하고 나서 지방에 계시는 시댁에 인사를 갔다. 그 때 시어머니로부터 자초지종에 대해 듣게 되었다.

당시 부장은 혼자 살다 보니 매주 집에 내려갔고 그 때 사무실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곤 했단다. 어느 날은 사무실의 노처녀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란다.

 

부장이 그렇게 술을 마시고 다니면서도 아무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어머니께서 매일 기도를 해주시는 덕분이므로 감사하고 살라고 했다는 이야기...어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잊혀지지가 않고 가슴에 와서 고이는 느낌이 드셨다고 했다.

혼자 사는 아들집에 자주 올라오셨던 어머니는 아들의 살림을 챙기시면서 그리고 아들의 와이셔츠를 한꺼번에 여러 개 다리시면서 늘 많이 우셨다고 했다. 왜 내 아들이 이리 고생하며 살아야 하느냐고... 그 때 어머니의 기도가 정말 참한 아내감이 나타나 짝을 지워주기를 계속 기도하셨단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어느 날 저녁 아들과 같이 저녁을 먹는데 전화가 왔고 가만히 들어보자니
여자인 것 같아서 물어보았더니 그 몇 년 전의 강과장이라고 했단다. 그 때 국제워크샵 관계로 발표할 교수를 소개하느라고 통화했었다.

어머니는 강과장이 결혼했느냐고 물어보시고는 부장이 혼자 사는 것을 아느냐고 물으셨다고 했다. 모른다는 대답에 그러면 과감하게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셨는데 부장은 펄쩍 뛰면서 양심상 도저히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답을 했었단다.


그렇다면 만날 형편이 되는 친구가 있다면 소개를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하셨고 그 말씀에 따라 부장은 내게 연락을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나를 만났는지 만나서 제대로 이야기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매일 전화로 확인을 하셨다고 했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안되어서 소개가 아닌 당사자와 결혼하겠다고 나타났으니 부모님들도 놀라셨고...

그렇게 순식간에 결혼을 결정할 수 있었던 데는 같이 일하면서 성격이나 사회에서의 활동모습, 그리고 대인관계까지 잘 알고 있다보니 가능했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렇게 마음이 돌아선 것 자체가 내게는 기적이었고 하나님의 인도였다.

The heart touched by God's grace brings joy to the face.
(하나님의 은혜로 감동된 마음은 얼굴에 기쁨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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