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행사

자운서원

평화 강명옥 2005. 7. 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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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반구정에 다녀온 며칠 뒤 주말에 다시 파주를 찾아 나섰다. 반구정을 방문했을 당시 사전에 파주시청에서 받아두었던 관광안내도에서 이율곡을 모신 자운서원과 이율곡이 올라 시를 지었다는 화석정을 눈여겨보아 두었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기 전에 계획은 먼저 법원읍에 있는 자운서원을 찾고 다음에 위로 더 올라가 적성향교를 방문한 다음 두지리나루터에 가서 황토돛단배를 타보고 밑으로 내려와  화석정을 가는 것으로 하였다.

 

자운서원은 법원읍 동문리에 있는데 들어서는 입구에 아파트 이름도 율곡아파트요 길 양옆에 있는 초등,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 이름은 사임당이었다. 서원 내부는 제사를 지내는 건물과 서생들이 글을 배웠다는 건물들,  기념관, 교육관 등 여러 건물이 있었고 조경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제사를 지내는 건물로 들어가는 문 입구에는 삼백 년도 훨씬 더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마치 수호신처럼 서 있는데 기품이 있어 보였다.  건물을 둘러본 후에 건물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산을 올랐다. 걷기에 무리가 없는 평이한 숲길이었는데 유난스러운 것은 날벌레들이 무척 많았고 산을 다 내려올 때까지 상당히 귀찮게 하였다. 평소에 인적이 없는 곳이라 벌레들이 놀랬나 싶었다.

 

숲을 한바퀴 돌아 내려가자 산등성이로 율곡 가족묘가 나왔다. 특이한 것은 율곡 부모 묘를 가운데 두고 위쪽으로는 율곡과 부인의 묘가 아래로는 형제와 자식의 묘가 있고 누나, 매형의 묘까지 있었다.  일반적으로 산소의 위치는 위쪽에 조상이 아래쪽에 자손이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더 눈에 들어왔다.

 

산을 다 내려와서 기념관으로 들어서는데 입구 사무실에 있던 문화재 안내원이 설명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기념관에는 율곡의 여러 작품집과 사임당의 그림들, 누나 매창의 그림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안내원의 설명에 의하면 율곡과 관계된 장소로는 태어난 강릉 오죽헌, 조상의 고향이자 후일 묻힌 파주, 그리고 관직에 있으면서 직접 서원을 세웠던 해주 등 세 곳이 있다고 했다.

 

훌륭한 학자이자 문인, 정치가였던 율곡이 병으로 우리나이 마흔 아홉에 일생을 마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였다. 좀 더 장수하면서 나라를 위해 그 경륜을 펼쳤더라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서였다.

 

특히 16세에 모친이 사망하자 삼 년 간 시묘살이를 하였으며 시묘살이가 끝난 후에는 금강산에 들어가 1년을 더 지냈고 후일 부친의 사망 후에도 역시 삼 년의 시묘살이를 했음은 물론 외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될 때마다 하던 벼슬을 그만두고 병간호를 하러 강릉으로 갔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효심이다. 당시 시대 상황이 부모를 극진히 모시던 시절이라고는 하나 율곡의 부모를 생각하는 효심은 당대에서도 특별했던 것 같다.

 

안내원은 우리가 율곡과 사임당의 묘를 들러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장에 대해 설명을 하였는데 아마도 방문한 사람마다 궁금해하는 내용이었던 듯하다. 묘의 순서에 대해 율곡 집안에서는 특별히 뜻을 두지 않았고 부모가 자녀를 업고 안은 형상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고도 하며 그렇게 해야 역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도 했다.

 

서원에서 약 8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곳에 율곡이 8세 때 올라가 시를 지었다는 화석정(花石亭)과 황포돛단배가 있는 두지리 나루터를 들러 반구정까지 들러보면 파주에서 중요한 것은 다 본 셈이라는 마지막 설명을 듣고 다음 목적지인 적성향교로 향했다.


 

Happiness depends on what you are, not on what you have. 
 행복은 당신의 소유가 아니라 당신의 사람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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