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북경 평양관 (중국)

평화 강명옥 2005. 7. 1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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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친척들과 만리장성을 다녀와서 저녁을 먹으러 평양관으로 갔다. 평양관은 북한 정부가 직접 투자한 음식점으로 직원들이 모두 평양에서 파견된 북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워낙 장사가 잘 되어서 북한 정부가 계속 음식점을 늘리고 확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에 중국에 온 후 호기심에서 평양관과 해당화 두 곳을 들러 음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담백한 것이 맛이 좋았던 기억이 있던 터였다.

 

두 곳 중에 어디를 갈 까 하다가 해당화는 비교적 직원들의 규율이 엄격해서 농담이 잘 안통하는데 평양관은 직원들이 노래방 시설이 되어 있는 룸을 이용하면 노래도 부른다고 하여 그 곳으로 정했다.

 

일층은 일반 홀이고 방은 이층에 여러 개가 있고 마치 중국 음식점의 룸처럼 원탁으로 되어 있고 정말 노래방기계가 있었다. 온반, 단고기무침, 평양냉면, 오징어순대, 전복숙회 등의 평양식 특색 있는 음식을 시켰는데 모두 맛이 담백하고 시원하였다. 특히 친척 아버님의 고향이 평양이라 더욱 관심이 있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며 음식과 담소를 즐겼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시중을 드는 아가씨에게 노래를 신청하자 '반갑습니다'를 불렀고 앵콜곡으로 '찔레꽃'을 불러서 모두 흥겹게 박수를 치며 들었다. 노래방기계에는 북한 노래와 영어, 일본 노래가 있었고 한국 노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Love me tender', 'Let it be', 'You mean everything to me', 'Casablanca' 등을 돌아가며 부르면서 다 같이 흥겹게 시간을 보냈다.

 

이제 21살이라는 아가씨는 농담도 척척 받고 재치 있게 응답을 잘 하면서 분위기를 맞추었는데 아마도 그동안 사람들을 많이 대한 데서 얻은 경험 탓인 듯 했다. 온통 북한 사람들뿐이라는 말에 긴장했던 친척들은 음식점을 나올 때에는 많이 여유를 가진 듯 했다.

 

북한정부가 투자한 북한 음식점의 대부분의 고객은 한국 사람들이고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음식값이 중국의 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그리고 갈라진 반쪽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우리가 나오면서 받은 음식값을 20% 할인해준다는 VIP카드는 조카에게는 중국을 방문한 기념품이 되었다.  언젠가는 하나가 될 날 이 올 것이고 지금 우리가 겪는 이 모든 과정은 훗날 즐거운  옛 이야기가 되는 때가 빨리 오기를...

(2004. 1. 22. 씀)
 

To lead others out of the darkness, let them see your light. 
 사람들을 어두움에서 끌어내어 너의 빛을 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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