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중국이 가까워서인지 친척, 친지들의 방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친척이 방문을 하여서 함께 천단 공원에 갔다.
천단은 베이징 중심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면적이 273만㎢에 달하고 황제가 하늘에 오곡풍년을 기원한 제사 건축물이다. 1421년에 세워진 천단은 1998년에 세계 유산으로 등록이 되었다. 천단은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에 따라 남쪽은 사각으로 북쪽은 둥글게 지어졌는데 그 안에 기년전(祈年殿), 환구( 丘) , 황궁우(皇窮宇)등이 건축물이 있다.
기년전은 둥근 유리 기와지붕이 있는 건물로 3층의 지붕은 28개의 나무기둥만으로 지탱하고 있고 대들보나 나무못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왕궁우는 1530년에 지어졌으며 황제와 선조의 위패를 안치한 곳이고 주위가 회음벽(回音壁)이라는 특수한 벽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벽돌의 연결 부위를 매끈하게 하여 소리가 잘 반사되도록 만들었다.
환구는 천단의 남쪽에 있는 3층 제단으로 위에서부터 차례로 천상계, 인간계, 지옥계를 나타내는 대리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위 한가운데 원형의 돌은 황제가 하늘에 말을 걸어 기원하는 곳이었다고 한다.('세계를 간다'에서)
입구에서 표를 사는데 10위엔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싸다 싶었는데 역시 그것이 아니었다. 중국의 유적지 입장표가 한국보다 결코 싸지 않고 오히려 물가수준에 맞춰 비교하면 무척 비싼 편이다. 입구를 들어서서 한참을 들어가다가 본격적으로 제단을 보려고 하자 다시 표를 사라고 하는 것이었다. 25위엔 짜리 표를 더 사면서 그러면 그렇지 싶었다.
역시 중국은 규모에 있어 크게 접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천단을 보면서도 들었다.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인가 무엇이든지 대형이다. 남쪽문으로 들어가 쉬지 않고 환구, 왕궁우, 기년전까지 돌아보고 나오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는데 여유 있게 사방에 펼쳐져 있는 산책로를 즐긴다면 종일 놀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다가 입구쯤 오니 커피솝이 있어서 바깥 의자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셨다. 비록 호텔 커피 값만큼 비쌌지만 유적지를 돌아보느라 한참을 걷다가 쉬면서 마시는 기분은 보통 좋은 것이 아니다. 점점 차마시는 즐거움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사는 듯 하다.
천단을 나와 한국의 인사동 거리와 같다는 유리창(琉璃場)거리를 둘러보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고서화와 서적, 문방사우를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우리가 간 시간이 폐점시간인 5시 반이 지나서 대부분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아직 문을 연 상점에 들어가 걸려 있는 그림들도 보고 책도 보았는데 어느 곳이나 옛 물건을 다루는 동네는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창을 둘러보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을 하였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오늘이 발렌타이데이였고 가족끼리 연인들끼리 외식들을 하느라 큰 곳이건 작은 곳이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덜 붐비는 곳을 찾아 계속 장소를 옮기다가 결국은 중국 냄새가 물씬 나는 '老婆婆'라는 음식점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린 후에야 늦게 저녁을 먹을 수가 있었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하게 만들어 내는 중국 음식은 대체로 맛있고 우리들 입맛에 맞아 먹었다하면 과식을 하게 된다. 보통들 중국에 있다가 귀국하게 되면 가장 생각나는 것이 음식이라고들 하는데 나 역시 장차 그 대열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저녁을 한 후 중심가 왕푸징을 걸어보자고 해서 갔다. 거리는 온통 색색의 장미꽃을 파는 소년 소녀들과 장미꽃을 들고 다니는 쌍쌍들로 그 자체가 꽃 같았다. 드디어 중국도 서양명절에 열광하기 시작하는구나 싶으면서도 요즘 서양명절이 따로 있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구 한 귀퉁이에서 벌어진 일이 다음날이면 전 세계에 알려지는 세상에서 내 명절, 니 명절이 잘 구별이 안 되는데 그럼에도 대체로 서양 것이 동양 것보다 더 널리 확산되는 것은 확실하니...
장차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서고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리더국가가 되는 때쯤이면 아시아의 것이 세계로 확산되는 때도 오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언제쯤일까 더욱 궁금해진 하루였다.
How has God gifted you to serve?
If you don't know, prayerfully seek
godly counsel
and then reach out to build others up.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어떤 헌신할 수 있는 은사를 주셨습니까?
만일 모른다면 기도하는 가운데 경건하게 자문을
구하고,
그런 다음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도우십시오.
<2004. 02. 1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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