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아이구 내새끼!

평화 강명옥 2003. 5. 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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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친구들과 거나하게 한잔을 하고 늦게 들어온 날, 남편이 그 사람
좋은 얼굴로 사랑을 표현 한다.

“아이구 내새끼!”

“자기는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른다”에서 바뀌었다.

결혼한 후 6년이 지나는 동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다.
순간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내가 계속 건강이 안 좋아 기진맥진 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그렇게 느꼈는지...

아이가 없이 둘이 살면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동지처럼 지내는 순간순간
내가 남편을 아들처럼 느끼는 때가 있다.

남편이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모든 것을 다 해주다 보면 저절로 그런 느낌이 든다.
으레히 양복 웃저고리를 벗고는 내가 받기를 기다린다.

다음에는 넥타이, 와이셔츠, 양복바지, 양말 차례차례 받아다가 옷걸이에 걸 것
걸고 빨래통에 넣을 것 넣다보면...

다만 세수하고 발 씻는 것만 내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한다.
그리고는 거실에 놓은 탁자 앞에 앉아 주로 책을 읽으면서 가끔 한마디씩 한다.

“자기야...커피”
“아이스크림!!!”
“물!!!”
“마실 것 뭐있어?”

부부가 서로에게 자식같이 여겨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아이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남편을 아들처럼
남편은 나를 딸처럼 여기며 산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한 직원의 말에 다같이
웃었다.

“딱 좋으시네요. 1남1녀!”

Be wise - do right.
(지혜로운 사람은 옳은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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