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청와대

평화 강명옥 2003. 7. 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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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기와집 청와대에 그동안 세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는 국민학교 6학년 때 각 시도에서 국민학교생 1명과 중고생 중 1명을 선발하였을 때
서울대표로 뽑혔을 때였다. 전국에서 올라온 각 시도대표들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하여 육영수 여사를 예방하였다. 온화한 미소로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던 육여사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업무상으로 두 번 방문하였다. 한국청년해외봉사단이 파견되기 전에 청와대를 방문하여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하는 것이 정례화 되었는데 담당과장으로 참석을 하였었다. 물론 이때는 봉사단원들이 주빈이었고 우리 실무직원들은 구석진 자리에서 조용히 밥만 먹었다.

처음 청와대를 예방한 후 돌아와서 육여사께 감사의 서신을 보냈고 사진과 함께 답장을 받았었다. 그 후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집안 형편상 집 문제로 가족 전체가 힘들어진 때가 있었다. 고민고민 하다가 육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청와대에서 학교로 나를 찾는 전화가 왔다.

민원담당비서였는데 그런 편지를 보내면 어떡하느냐고 짜증을 내면서 집 위치를 물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 되어서 울었는데 그것은 내가 철들고 나서 처음이었다. 며칠 후 비서는 우리 집을 찾아왔고 나처럼 육여사에게 어려움을 호소해서 도움을 받아 재기한 사람의 기부금과 주소를 놓고 갔다.

이 일은 두고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고 내가 자라 사회 생활을 할 때 그 상대가 누구이든지 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자세의 밑바탕이 되었다. 업무를 하면서 대면을 하든지 전화로 하든지 왜 이리 친절한가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대해 왔다. 그 비서는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행하는 것을 가르쳐 준 좋은 반면교사였다.

요즘 청와대 주인의 행보에 대해 끊임없이 많은 말들이 나온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고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말도 있다. 앞으로 몇 년은 정해진 것인데 기왕이면 큰 탈 없이 잘 해나가는 쪽으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리는 앉은 주인의 역량에 따라 역사를 바꾸므로...우리 모두를 위해 청와대 주인을 위한 기도를 할 때인 것 같다.

When God leads through valleys of trouble,
His omnipotent hand we can trace;
For the trials and sorrows He sends us
Are valuable lessons of grace. - Anon
하나님이 우리를 시련의 골짜기로 이끌 때도
우리는 그분의 전능한 손길을 찾을 수 있네.
그것은 주님이 보낸 시련과 슬픔이
우리에게 귀중한 은혜의 교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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