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

여성 대사

평화 강명옥 2003. 6. 16. 14:18
반응형
SMALL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여성이 대사로 임명되었다. 교수 출신인 전 이인호 러시아대사가 우리나라 외교사에 첫 여성 대사이지만 김경임 신임 튀니지 대사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처음인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여성들이 외무고시 합격자의 반수에 근접하게 합격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참 고무적인 일이다. 서구는 물론이고 사회 각 계에서 여성들의 중간 및 고위직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여성 대사를 여럿 배출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이제야 시작이다.

한국 경제의 규모와 영향력이 세계 11, 12위를 다투고 교육열 및 대학 진학률 역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순위를 유지하는 등 여러 면에서 앞선 우리나라가 100위권 언저리를 맴도는 분야가 딱 한가지 있다. 그것은 여성의 정치. 사회분야에로의 진출 수준이다.

근자에 들어 여성의 각종 고시 합격률이 높아지고 있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여성 장관의 수가 늘어가고 있는데 과연 언제쯤이나 되어야 다른 분야와 비슷한 정도의 수준에 올라설지는 정말 가늠이 잘 안 된다.

인구의 반이 여성임에도 지방자치 선거나 총선에서 여성이 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여성 지도자들을 키우지도 않았고 여성들 스스로도 진출 분야를 한정해온 탓이 아닌가 싶다. 그 근저에는 딸로 태어나 여성으로 자랐으면서도 결혼하면 절대적으로 아들을 선호해온 뿌리깊은 우리 어머니들의 생각들이 기반이 되고...그것은 여성으로 이 땅에 태어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체험하며 살아서 딸에게 그 힘든 과정을 다시 밟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아이를 적게 낳는 요즘의 세태로 인해 아들이든 딸이든 똑같이 교육시키겠다는 생각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줄곧 경력에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는 신임 여성대사의 인터뷰 내용이 그간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 왔는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외교부가 저를 곱게 길러줬다. 후배 여성 외교관들도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질 때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사자들은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조직은 길러줘야 한다는 것...정말 실감나는 말이다.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며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성숙을 기대하고 그럼으로 인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좋은 사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Following Jesus is always right? but not always easy.
예수를 따르는 일은 언제나 옳다. 그러나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반응형
LIST

'이런저런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설계도  (0) 2003.07.01
청와대  (0) 2003.07.01
구립 도서관  (0) 2003.06.10
동물의 왕국  (0) 2003.05.19
이집트의 왕자  (0) 200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