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다시 강의실에서

평화 강명옥 2005. 10. 2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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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에 과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등록을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는데 아마도 그 때가 마지막 등록 기간이었던 듯하다. 그러지 않아도 학교 규정상 졸업 연한이 어떻게 되는지 휴학기간은 포함되는 지 등에 대해 알아보려던 참이어서 여러 가지를 물었다. 입학 후 7년 이내에 졸업을 해야하고 휴학 여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과정은 2년 전에 벌써 끝냈지만 입학하자마자 휴학한 것까지 해서 휴학기간이 5학기나 되는 바람에 앞으로 남은 기간은 2학기 즉 1년뿐이라는 것이었다.

 

빨리 논문 쓰고 학위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재촉하는 남편의 말에 발동 걸리면 하겠다고 느긋하게 대답해오던 차에 완전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찌할까 하며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 이것저것 보다가 곧 열리게 되는 학술세미나에 눈이 갔다. 개교 120주년 기념 겸 연구원 개원 10주년 학술회의로 내가 쓰고자 하는 논문의 주제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내용이어서 많은 참고가 되겠다 싶어 기억하고 있다가 참석을 하였다. 오후 내내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는 참가자들과 토론자들의 진지한 모습들을 통해 그리고 그 내용들이 한동안 잊고 지냈던 공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미나 장에서 예전 과정을 밟을 때 같이 강의를 들어 잘 아는 학우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이야기하다가 그 학우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근무처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박사과정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설된 협동과정에서 2년 전 석사과정을 뽑기 시작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박사과정 학생들을 뽑았다는 이야기였다. 강의 내용을 들어보니 앞으로 내가 논문을 쓰고 계속 공부할 분야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수님들께 청강을 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

 

그렇게 해서 협동과정의 네 과목을 청강하게 되었고 비록 청강이지만 토론 시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강의가 끝나고 학우들이 어울리는 자리에도 가능한 참석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의 학우들은 각자 전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 공부에 대한 열의와 토론이 보통을 넘어서기 때문에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상당히 재미있다.

 

내가 논문을 다 쓰기 전까지는 어찌하였건 학생 신분이고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 학생인 것이 생각해보면 민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면도 있다. 어차피 우리 삶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 곳을 떠날 때가지 배우고 또 배우는 과정이라고 여긴다면...그리고 지금 듣는 강의들이 내가 논문을 쓰고 성공적으로 학위를 받은 후에는 어느 곳에선가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수 있는 내용들이기에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부터 앞으로 1년은 숨이 막히도록 달려가는 한해가 될 듯하다.

 

To show that you value eternity, make good use of your time.
 영원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시간을 잘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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