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은 그 내용이 별다르지 않은데도 상당히 맛이 있다. 튜브고추장을 달라고 해서 정말 맛있게 비벼먹었다. 왜 여행을 떠나면 그렇게 모든 것이 맛이 있는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일찍 집을 나왔다는 핑계로 이미 샌드위치에 우동까지 먹은 후였음에도...
한국에서 떠난 지 2시간만에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 밖을 나오는데 환영인사 말 중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한국말도 있어 반갑기도 하고 그만큼 한국사람이 많다는 의미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였다. 공항에서 미리 대절한 관광버스를 타고 나리타산에 잇는 신숭사(신쇼우지)로 이동하였다. 절의 크기가 우리나라 사찰보다 컸고 그 색감의 톤이 상당히 강했다.
신쇼우지는 940년대 칸죠대 스님이 연 진언종지산파의 대본산으로 배후에는 광명당, 상중탑, 인왕문 등 중요 문화가 있고 나리타산 공원의 녹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절 입구에는 커다란 화로가 있었고 화로에서는 연기가 풀풀 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몰려서 손으로 연기를 머리와 몸에 쐬는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연기를 머리에 쐬면 머리가 좋아지고 몸에 쐬면 건강해진다는 미신으로 인해 다들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의 표정들이 모두 진지하게 보였다.
그리고 여러 개의 표주박이 놓인 샘터가 있었는데 그곳에 있는 물은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하지만 먹는 경우는 없고 신 앞에 나가기 전에 세속의 때를 씻는다는 의미에서 손을 씻고입 속을 헹군다고 한다.
절 마당으로 들어서니 한 곳에 게시판 같은 곳이 있는데 기름한 오각형 모양의 나무 조각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소원을 빌어서 걸어 놓으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에마'라고 한단다.
몇 걸은 옮기니 이번에는 웬 메모 종이조각 같은 것들이 빼꼭 하게 줄에 걸려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것은 복 받기를 원하며 뽑는 제비뽑기 같은 것인데 '오미쿠지'라고 한단다. 우리나라 돈으로 500원을 주면 된단다.
법당에는 부처가 아니라 험상한 인상의 부동명왕의 상이 놓여 있었고 부동명왕은 칼과 채찍을 들고 있는 형상이었다. 법당 위로 걸어 올라가니 <평화의 탑>이 보이는데 52M 높이로탑 위가 온통 황금색으로 화려하였다.
절로 가는 길 양편에는 특산물을 파는 상점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 지역 특산물인 양갱(요깡)과 여러 가지 절인 반찬(찌게모노)이 유명하다고 한다. 절을 구경하고 오는 길에 일본감주라고 해서 한컵 사서 먹었는데 맛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감주에 청주를 1% 정도 가미한 것이라고 한다. 달착지근한 맛이 쌀쌀한 날씨 탓에 더 입에 붙는 듯 하였다.
Adversity is the test of true friendship.
곤경은 진정한 우정의 시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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