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행사

2004 안식년여행 (4)

평화 강명옥 2005. 12. 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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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전남 구례에 있는 천은사(泉隱寺)로 길을 떠났다. 천은사는 지리산 일주도로 입구에 있으며 신라 흥덕왕3년(828년)에 덕운조사와 인도승려 스루가 터를 닦고 지은 절로 화천양사라 하여 화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꼽힌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광해군2년(1610년)에 혜정선사가 다시 지었고 숙종2년(1676년)에 다시 불타버렸고 이듬해 다시 절을 지었는데 영조49년(1773년)에 다시 불탔고 영조51년(1775년)에 혜암선사가 다시 지었다고 한다.

 

천은사의 본래 이름은 경내에 이슬처럼 맑은 차가운 샘이 있어 감로사라 했는데 임진왜란으로 불타 중건할 때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죽였더니 샘이 솟지 않아 샘이 숨었다하여 조선 숙종4년(1677년)부터 천은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후 원인 모를 화재가 잦았는데 구렁이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인 원교 이광사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물 흐르는 듯한 서체로 써서 걸었더니 이후로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경치가 아름다워서 천천히 돌아보며 감상을 하였다. 그리고는 지리산까지 와서 화엄사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해서 발길을 돌렸다. 화엄사는 백제 성왕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고 화엄경(華嚴經)의 두 글자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으나 인조8년(1630년)에 벽암선사가 다시 세우기 시작해서 인조14년(1636년)에 완성하였다고 한다. 

 

각황전은 국보 67호이며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그 앞뜰에 서 있는 석등은 국보 제12호이다. 이 밖에도 사사자삼층석탑(국보 35호), 오층탑(보물 133호)대웅전(보물 299호), 보제루(지방문화재 49호), 구층암 석등(지방문화재 132호) 등이 있다. 
 
그리고 다시 지리산 자락으로 올라가 해발고도 1070m의 성삼재 휴게소에 이르러 커피를 마시며 산골짜기의 풍경을 감상했다. 성삼재는 구례와 남원을 잇는 산길이 지나는 마루금 고개이다.

 

고개에서 다시 산을 내려가다가 육모정에서 다시 쉬었다. 육모정은 남원시 주촌면에 위치한 정자로 약 400년 전 옥룡추라 불리는 넓은 반석 위에 세웠으며 1960년 수해로 떠내려 가서 도로 변에다 새로이 복원했다고 한다. 일대는 아홉 마리 용이 노닐던 곳이라 해서 구룡계곡 용호동이라 불리던 곳이라고 하는데 시간만 많다면 계곡에서 종일 지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육모정 근처에 춘향묘가 있어 한창 계단을 올라가 잠시 서 있다 내려왔다. 춘향묘는 1962년 춘향 묘지석을 발견해서 복원하였으며 1993년 다시 확장하였다고 하는데 주변이 단정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5월이면 춘향제가 다양하게 펼쳐진다고 하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길을 떠나 전주로 향했고 송암산 기슭 절벽에 세운 누각 한벽루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였는데 예전 사람들이 한벽 청연이라 해서 전부 팔경의 하나로 꼽았다고 한다. 전주천을 따라 늘어선 음식점의 평상에 앉아 모기를 쫓는 내 손길은 고달팠으나 여름밤의 이야기는 깊어가는 밤만큼 깊어갔다.

 

 

Joy in trials comes from knowing that the outcome will be good.
 시험 속의 기쁨은 그 결과의 선함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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